급락장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증권주도 하락세다. 주식 거래량이 쪼그라들면서 증권사의 수익 구조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 188.16포인트(P) 떨어진 588.77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1.92% 하락할 때 증권 지수는 24.21% 떨어졌다.
개별 종목의 성적표도 처참하긴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은 25.14% 하락한 6400원, 한국금융지주는 22.68% 하락한 6만1700원, 삼성증권은 24.77% 하락한 3만3250원에 장을 마쳤다. 이 외에도 △메리츠증권 -10.71% △유안타증권 -34.12% △DB금융투자 -24.54% △키움증권 -23.55% 등도 모두 연초보다 낮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다.
KB증권은 주요 증권사(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2분기 합산 연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이 5512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전 분기보다 38.3%, 지난해 2분기보다는 60.7%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의 수익 급감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망설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세계적인 긴축 기조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이 겹치면서 최근 코스피는 1년 8개월 만에 2200P 선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상반기 기준 코스피는 G20 국가의 대표 지수 중 이탈리아(-21.13%)에 이어 2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우리 증시는 미래도 밝지 않다. 하반기에도 각국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 유동성이 현재보다도 축소될 전망이다.
기록적인 하락에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3900억 원이다. 이는 2020년 2월(3조7020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4018억 원)보다 61.49%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1월 개인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7조2994억 원까지 늘었으나,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말 투자자예탁금은 57조3649억 원으로, 지난해 6월(67조5307억 원)보다 약 10조 원 줄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주식시장 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훼손이 본격화돼 베어마켓랠리가 나타난다 해도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증권사들이 보유하거나 투자한 자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 보증, 대출 자산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