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434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8조1205억 원)보다 42.4% 줄었다. 월별로 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11조2827억 원 △2월 10조9501억 원 △3월 11조796억 원 △4월 10조8666억 원 △5월 9조5588억 원 △6월 8조9091억 원 등으로 잠시 등락이 있었지만 추세적으로 하락 중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기관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갔다. 기관은 상반기 8조1000억 원, 외국인은 16조2000억 원을 순매도(매수-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이들이 던진 물량을 받아내며 27조8000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이 힘썼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세를 이기진 못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988.77포인트(P)에서 2333.64P로 656.13P 떨어졌다. 이 탓에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2203조 원에서 1835조 원으로 하락하며 368조 원이 증발했다.
코스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스닥의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년 새 12조77억 원에서 8조359억 원으로 줄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8000억 원, 3조6000억 원어치를 팔고 나갔으며, 개인은 6조7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6개월 새 코스피는 292.39P 하락해 745.44P를 기록했다. 상반기 말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상반기(446조 원)보다 121조 원 줄어든 325조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2200P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우리 주식 시장 이탈은 더 거세질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로 2200~2500P를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도 비슷하다. KB증권은 하단을 2230P로 잡았으며,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은 2250P로 잡았다.
미국이 긴축의 고삐를 더 죌 게 유력해지면서 하반기 한국 증시도 평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2% 상승했다. 이는 198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짙어진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물가의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원화 강세와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대해 (우리 증시에선) 외국인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