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전문금융기관인 건설공제조합(이사장 송용찬)은 최근 일부 부실건설업체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보고 이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6년 (주)세창을 시작으로 최근 신창건설에 이르기까지 조합에 대규모 채무를 가지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들이 충분한 자구노력도 없이 부도를 내고도 법정관리제도를 악용해 채무를 면탈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어, 조합과 건설업계에 막대한 재산적 손실과 이미지 손상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합은 앞으로 이러한 악덕 건설업자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재산추적과 형사고소 등의 채권관리 조치와 함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채권을 회수하는 등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조합은 각종 보증을 통해 건설업자들의 부족한 신용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 2월말 현재 보증잔액이 86조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경기의 침체로 부실건설업체가 늘면서 지난해 한해 동안만 약 1300억원 보증금을 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최근 2-3년동안 시공능력 41위인 신성건설을 비롯한 중견건설업체들의 부도로만 모두 약 1600억원의 보증금을 대급했으며, 올해 안에 약 500억원의 추가 대급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 업체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인가를 받았거나 인가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통합도산법에 따르면 법정관리회사는 채무가 대폭 면제될 뿐만 아니라 기존 경영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돼 경영에 관여하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이같은 조항을 악용해 채무만 줄이고, 경영권은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적인 법정관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건설공제조합의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같은 일부 악덕 기업주들이 채무만 면탈하고 경영권은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로 법정관리를 악용함으로서 조합이 이들 회사의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 건설사의 사업주가 사전에 수백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밝혀진 사례에서 보듯 ‘원활한 구조조정 촉진’이라는 당초 법 취지와 달리 통합도산법이 악용될 소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창건설의 경우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약 230억원 대의 비자금을 만든 정황이 드러나 이 회사 오너 김영수 사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또 "법정관리 인가시 사업주의 자구노력 여부 및 도덕성 등을 엄격히 심사해 인가하는 등의 제도 보완에 대한 대정부 건의 및 헌법소원 제기 등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