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의 한 중학교에 입학한 김모군(중1)의 어머니는 요즘 걱정이 많다. 아이가 얌전하고 착한 아이지만 학업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해서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더 공부에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아이의 집중력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한다. 김군은 책상에 앉아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고, 시작한 일을 끝마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중간에 이것저것에 쓸데없는 관심을 보이곤 한다.
이런 아이의 공부 습관을 잡아주려고 억지로 책상에 앉아 있게도 해보고 학원도 더 다니게 했지만 아이의 공부습관은 나아지지 않고 짜증과 투정이 더 늘어났을 뿐이다. 이런 문제로 결국은 정신과를 방문했고 김군은 정신과에서 ADHD라는 진단을 받았다.
■ADHD, 단순 집중력 부족현상 아니다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는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 양상을 함께 이르는 말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과잉행동과 주의력결핍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위의 김군처럼 과잉행동 양상을 동반하지 않는 주의력결핍 우세형인 경우도 상당히 많다.
과잉행동이 우세한 아이는 행동적인 면에서 문제가 크게 나타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주의력 결핍이 우세한 아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저 좀 집중을 못하는 아이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런 아이를 그저 집중력이 좀 부족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학습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반항이나 품행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동반하게 된다. 또한 학교생활에서 소외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 왕따가 되기도 한다.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이 보이지 않더라도 다음의 항목들 중 절반이상이 체크 된다면 ADHD를 의심해 볼만하다.
1. 부주의로 실수를 잘 함
2. 집중을 오래 유지하기 못함
3. 다른 사람 말을 경청을 못함
4. 과제가 시킨 일을 끝까지 완수 못함
5.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하는 데 어려움
6. 지속적 정신집중으로 필요로 하는 공부, 숙제 등을 싫어하거나 회피하려 함
7.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8.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정신을 빼앗김
9.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림
■치료와 교육 병행 중요
해아림 한의원 노충구 원장은“단순히 집중력 장애를 호소하면서 한의원에 내원했던 아이들의 경우에서도 ADHD인 아이들이 많았으며, 이런 경우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하고 "이런 아이들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밖으로 표출하기보다는 안으로 간직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해 또래 관계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이러한 ADHD의 원인에 대한 연구는 계속 밝혀지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생들 100명중 10명이 가지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004년 ADHD 어린이의 70~80%가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50%정도는 성인이 되어서도 이 증상을 버리지 못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정신과 필립소우 박사는 “ADHD 어린이들은 전반적인 뇌발달 관점에서는 정상적 아이들과 동일하나 2~3년 정도 발달이 지연된다” 며 “특히 뇌에서 생각이나 집중, 계획 등을 주간하는 부분의 확연한 지연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이러한 연구결과는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誌를 통해 발표됐다.
<도움말:해아림 한의원 노충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