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물꼬 vs 분양가 부담’…분양가상한제 개편 갑론을박

입력 2022-06-19 18:00수정 2022-06-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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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분양가 규제완화 개편 발표
정비사업 조합, 가산비 반영 전망
"시세대로"…주거불안 가중 우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현장 전경. (연합뉴스)

분양가상한제 개편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풀리면 건설사와 민간 정비사업장은 사업성이 확보돼 대규모 주택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이 경우 공급물량이 늘어나 시장 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분양가 규제가 완화되면 최근 급등한 집값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커 서민 주거 불안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는 21일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한다. 분양가상한제 개편은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고 부동산 시장 내 매물 확대를 위해 추진된다. 올해 전세물건 실종으로 전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을 한차례 사용한 뒤 신규 계약을 기다리는 전세 보증금이 많이 뛸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공급을 늘려 시중 전·월세 물량 늘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최근 급등한 원자잿값 상승분 반영과 정비사업 조합의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도록 분양가 산정 방식을 바꾸는 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조합원 이주비와 사업비 금융이자 보상비용 등을 가산비로 인정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도록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건설업계는 분양가상한제 개편 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공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서울 분양시장은 분양가상한제 개편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루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분양 가뭄’을 겪고 있다. 낮은 분양가로 분양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레미콘과 철근 등 원자잿값 급등으로 수익성이 더욱 낮아지자 아예 분양가상한제 개편 이후로 분양을 연기한 것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입주 물량은 1만7167가구 수준이지만 서울 입주 물량은 298가구에 그친다. 지난달에도 서울 입주 가구 수는 203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적정 입주물량은 매년 4만7484가구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입주 물량은 2020년 4만5000여 가구, 지난해 3만1000여 가구에 이어 올해도 2만20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2025년 입주 예정 물량은 1300가구로 새집 공급에 씨가 마른다.

당장 서울 내 4000가구 이상 일반공급 물량이 예고된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가 멈춰선 핵심 원인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12월 현 조합은 3.3㎡당 일반분양가를 3550만 원으로 책정했지만, 2020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고분양가 심사를 통해 3.3㎡당 2978만 원을 제시했다. 이에 조합은 분담금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분양을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시공사업단은 분양을 통한 사업비 회수가 지연되자 조합과 마찰 끝에 공사를 중단했다.

이 밖에 서초구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경기 광명시 광명 2구역(베르몬트로 광명) 역시 지난해 한 차례 분양을 미룬 뒤 분양 일정을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해당 사업지 모두 분양가상한제 개편 이후 곧장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돼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만큼 오르면 서민층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무주택 서민 지원을 위해 개발 이익을 일부 환수해 주거복지 분야에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계산할 때 일정 표준건축비와 택지비, 가산비 등을 더해 분양가격을 그 이하로 책정하도록 한 제도다. 1977년 제도 도입 이후 부동산 경기에 맞춰 폐지와 부활을 거듭하다 2020년 7월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해당 제도를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현재 서울 18개 구와 경기 광명, 하남, 과천 등에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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