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인해 수요일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 인상)’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 점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다만 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나온 건 아닌 만큼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코스피지수는 1% 내외 하락 출발한 후 FOMC를 기다리며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일 한국 증시는 높은 수준의 미국 물가지표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하락했다. 특히 미국 소비심리의 급격한 위축과 중국 상하이 일부 지역 봉쇄 재개 소식에 따른 경기 침체 이슈가 하락폭을 확대하게 만든 주 요인이다.
미국 증시가 여전히 높은 물가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이슈를 이유로 크게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추가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6%로 상승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의 둔화와 함께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돼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됐다는 점도 외국인 수급 관련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으로 현시시각 수요일에 발표되는 FOMC 결과와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나올 수 있다는 부담이 지속된 점도 주식 시장 하락 요인으로 보인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를 통해 7월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 확률이 70%를 기록하고 있어 6월 회의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점도 하락 요인이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리 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미국 10년물 금리는 전고점인 3.2%를 돌파한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변동성 지수(MOVE)도 다시 130pt선을 재돌파하면서 증시 하방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CPI 발표로 인한 변동성은 6월 FOMC 이후에나 진정될 수 있다. 6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7월에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인플에이션 대응책이나 향후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제시할 경우 시장이 미 연준을 신뢰하기 시작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향후 물가 지표 추이에 따라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불확실한 금리 인상 경로를 제시할 시 기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발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지 않을 시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수적 관점에서 증시의 일시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2018년 미국-중국 무역 전쟁과 같이 한국의 수출과 기업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이벤트가 아니고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조정받았음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코스피 지수가 2500pt 선을 하회하더라도 2507~2381pt 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