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낙제점 우려
손해보험사들의 상품별 민원건수가 장기보장성 상품에서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에선 대부분 줄어들었지만, 백내장 등 실손보험 비급여 심사 강화로 장기보장성 민원은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등 불이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손해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장기보장성 민원건수는 6138건으로 전 분기 5546건 대비 592건(10.7%) 늘어났다. 손보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손보가 47.4% 증가해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해상 31.9%, 삼성화재가 15.4% 수준으로 늘었다.
이 같은 민원 증가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에는 더 폭증하고 있다"며 "그룹사에 갑작스러운 민원증가 사유를 설명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민원 증가는 손보사들에 치명적이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과 기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해마다 민원 발생 건수, 소비자 보호 조직 등 항목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한다.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취약’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당분간 손보사들의 민원 증가세는 불 보듯 뻔해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손보사 모두 낙제점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금감원에 백내장 관련 민원은 산정 건수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당국은 사실상 거절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악성 민원이나 중복 민원 등은 금융사의 의견을 받아 사실 확인 등을 거쳐 평가 시 제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악성 민원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금융사에 있는 데다 기준도 모호해 실제로 제외되는 경우도 드물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단순 문의 등은 민원 건수에서 빼고 악성 민원을 분류할 수 있는 업계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동차보험 민원은 전 분기 4138건에서 3621건으로 감소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2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로 자동차 이용객이 감소했고 자연스레 자동차보험 민원 건수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