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물류대란’ 초읽기…시멘트ㆍ車ㆍ유통 “막을 방법 없다”

입력 2022-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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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파업, 유가 급등에 집단 운송거부…배송차질 우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총파업에 나서면서 ‘물류대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노동자들 대다수가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차 기사로 확인되면서 관련 업계가 물류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전체 화물 노동자 42만 명 중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000명으로 전체의 6% 수준이지만,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아 파업 시 물류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보다 더 큰 손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를 향한 파업이라고 하지만 작년의 사례가 있듯 이번에도 시멘트 출하를 막을 것이 뻔하다”며 “지난해는 비성수기에 일어난 파업이지만 이번 파업은 성수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을 동원한 가운데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는 시멘트 운송차인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차량 700여 대를 이용해 전국의 주요 거점 시멘트 저장소의 진입로를 점거했다. 파업 영향으로 수도권과 생산공장 중심으로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 수송과 제품 출하부터 운송까지 모든 통로가 사실상 끊기면서 차질이 생겼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파업 당시 하루평균 출하량이 최대 80%가량 급감하면서 매출 피해액(1일 기준)이 약 110억 원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평상시 국내 일일 시멘트 수요는 약 20만t(성수기 기준)이지만 당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일 평균 출하량이 4~5만t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차주들은 심리적인 압박과 물리적 충돌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운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당장 업계에선 화물연대 파업을 막을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탁송은 물론 대란으로 인한 부품공급 차질을 우려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완성차 생산 공정에서 신차 탁송이 차지하는 과정이 적지 않다”라며 “고객에게 신차를 인도하는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부품공급 차질은 더 큰 문제다. 자동차 부품사가 전국 주요공장에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이는 곧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부품마다 다르지만 7월 생산 계획이 5월 말께 나온다. 6월초부터 발주부품을 생산해 공장별로 7월 생산계획에 맞춰 이를 공급한다”라며 “부품별로 분기 단위의 발주가 나오기도 한다. 공장마다 3주 안팎의 부품을 확보하고 있지만 물류난이 이 기간을 넘어서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5월 28일 숭례문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 배송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들의 파업으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출고 물량은 평소의 59%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물연대 소속 일부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지난 2일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화물차주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공장이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천·청주공장은 하이트진로 소주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일부 주류 도매상들은 소주가 공급되지 않자 지난 5일 하이트진로 공장에 트럭을 끌고 가 소주를 직접 운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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