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휘발유값 인하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09-03-11 17:29수정 2009-03-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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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휘발유가 1원↑ 소매가 1.24원 상승ㆍ1원↓ 0.92원 내려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휘발유가 1원 오르면 국내 소매가격을 1.24원을 올리지만 국제휘발유가가 1원이 떨어지면 0.92원을 내리는 등 올릴 때는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찔금내린다는 세간의 지적이 사실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해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제도인 폴사인제를 폐지함에 따라 생겨난 무폴주유소(독립주유소)들이 인근 주유소들의 경쟁을 가열시켜 휘발유 소매가격을 내리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지난해 서울대 경제연구소 오선아 박사팀과 남재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용역 의뢰한'정유산업의 경쟁 상황과 가격결정패턴'결과를 공개했다.

오선아 박사는 이날 공정위에서 국제 휘발유값(싱가포르현물시장 기준), 국제원유가격(두바이유 기준), 원유도입가격(FOB 기준)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오 박사는 "지난 1997년부터 2008년 11월까지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휘발유가가 1원 오를 때 마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3개월 누적 1.24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제휘발유 가격이 1원 내릴때 국내 휘발유 가격은 0.92원 내리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오 박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제유가가 1원 오르면 휘발유 가격은 1.43원 올랐고 국제유가가 1원 내릴 때는 1.03원 내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원유도입가격(FOB)에 있어서는 원유도입가격이 1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 가는 1.40원 인상됐지만 내릴때는 1.26원 인하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비대칭성이 덜 심했다.

오 박사는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국제휘발유가격과 국제유가에 대해선 국내 휘발유가격은 대칭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원유도입가격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비교적 대칭성을 보임에 따라 정유사들이 원유도입단가를 낮추는 방향을 찾는게 국내 휘발유가를 보다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남재현 고려대 교수는 이날 지난해 10월~11월 서울 시내 694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 분석을 통해 휘발유 소매가격은 주변 경쟁주유소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경쟁주유소가 많을 수록, 무폴 주유소가 있을 수록 저렴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 교수에 따르면 ▲주유소 주위 반경 1km 이내에 존재하는 경쟁주유소가 많을수록 휘발유가격 하락(경쟁주유소가 1개 더 많을수록 ℓ당 2.5원)▲당해 주유소와 최인접한 주유소와의 거리가 증가할수록휘발유가격 상승(최인접주유소 거리가 100m 늘수록 2.3원)▲주위 반경 1킬로 이내에 무폴주유소가 있으면 휘발유가격 하락(무폴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에 비해 22원)했다.

남 교수는 "정유사 직영 주유소들이 무폴주요소들에 비해 대개의 경우 비교적 목이 좋은 위치에 소재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휘발유가가 무폴주유소보다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폴사인제의 폐지는 결국 주유소간 경쟁을 유발시켜 휘발유가 인하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공정위 청사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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