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폭염도 빈부격차 가린다

입력 2022-05-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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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도시 지역, 인구수용 위한 건물 많아 온도↑
건물 많으면 열섬 효과, 온실효과 모두 커져
"이상 기후, 사회 시스템 문제 극대화"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건설 노동자가 폭염으로 만들어진 신기루 사이를 걷고 있다. 뉴델리/AP연합뉴스

인도를 덮친 폭염이 빈부격차 현실을 일깨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폭염이 나무와 숲이 많은 부유한 동네보다 가난한 도시 지역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5월 현재까지 수도 뉴델리 내 뭉게슈푸르의 기온은 교외 지역인 사프다르정보다 평균 섭씨 1.4도가 더 높았다.

핵심은 초목이다. 아지트 타이기 전 인도 기상청장은 “사프다르정 인근은 초목이 있는 개방된 지역이 많고 건물 밀도도 낮아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낮다”며 “건물 밀도가 높아지면 열섬 현상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토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 기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뉴델리 내에서 남서부 쪽에 있는 아야 나가르 지역은 골프 클럽과 인접해 있어 상당한 녹지가 주변에 형성돼 있다. 이에 아야 나가르 지역은 사프다르정보다 불과 0.3도 정도 기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다수 도심 내 열악한 지역은 건물이 많다. 시드니공과대 지속가능미래연구소의 브렌트 제이콥스 연구실장은 “좁고 열악한 지역에서 최대한 많은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짓는 건물들이 기온을 더 상승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는 외부에서 발생한 열을 먼저 흡수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열을 뿜어 방출한다.

제이콥스 연구실장은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단순히 기후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각종 취약성과 불이익에 관한 모든 종류의 기후 이외의 조건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시스템에 빈부 격차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면 이상 기후가 이를 더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 이후 약 10억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인도 북부와 중부 지역은 극심한 폭염에 고통을 받아왔다.

폭염은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더 심각해질 위험이 크다. 늘어나는 온실가스가 대기의 열을 더 많이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도시로 더 밀집될수록 이 같은 온실효과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인도의 도시 인구는 2050년까지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으로 일하기가 어려워져 겪게 되는 생산성 손실도 두 배가량 더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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