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같은급 비건 식당 아니네” 농심 ‘포리스트키친’, 풀무원 ‘플랜튜드’와 다른 점은?

입력 2022-05-25 16:03수정 2022-05-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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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트 키친의 코스 요리 중 아뮤즈부쉬 '작은 숲'. 김태형 셰프는 "대리석 자재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콩 커스터드와 사과나무에 꽂은 콩꼬치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남주현 기자 jooh@)

전세계 비건 열풍에 국내 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채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풀무원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비건 레스토랑 문을 연데 이어 농심도 인근 잠실에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연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비건 열풍이 거세지자 신사업에 목마른 식품업체들이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하고, 레스토랑까지 문 열며 사업성 테스트에 돌입한 셈이다.

특히 올해 초 롯데마트 잠실점의 비건 한식당이 론칭 1년만에 문을 닫은 가운데 바로 옆에서 비건 레스토랑 사업에 나서는 농심의 어깨가 무겁다. 농심은 5만~7만 원대 파인 다이닝 식당인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으로 캐주얼 레스토랑과 채식 한식당이 대부분인 비건 레스토랑 식당과 차별화하면서 채식에 대한 인식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포리스트 키친’은 2008년 론칭한 카레 전문점 ‘코코이찌방야’에 이은 농심의 2번째 외식 사업이다.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한 단어로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다이닝 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는 이 레스토랑은 34석 규모로 단일 코스요리를 제공한다. 저녁 10개, 점심 7개 요리가 제공되며, 이 중 3가지 요리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사진제공=농심)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운영돼 대부분의 기존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는 점과 차별을 뒀다. 총괄 셰프를 미국 뉴욕의 미쉐린 1·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태형 셰프에게 맡긴 점에서도 알 수 있다.

23일 문을 연 풀무원의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은 캐쥬얼 비건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서 운영되는 이 곳의 대표 메뉴는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두부 페이퍼 라자냐 △라따뚜이 로텔레 파스타 등으로 총 13종이며, 가격대도 9900원부터 1만5500원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앞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 6층 먹리단길에 2020년 말 오픈했다가 1년 만에 문 닫은 ‘제로비건’은 채식 한식당을 표방하며 1만 원 내외의 한식 메뉴를 내놨다. 대표 음식은 ‘채식 해장국’으로 ‘느타리 두루치기’ ‘새송이 강정’과 같은 캐주얼 한식이었다.

이에 비해 ‘포리스트 키친’에서는 단일 코스로 7개 요리가 제공되는 런치가 5만5000원이며, 10개 요리가 제공되는 저녁은 7만7000원으로 가격대가 높다. 여기에 100% 사전 예약제로 프리미엄급을 표방한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부 상무는 “2040세대에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비용이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 다이닝을 맛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까지 실천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농심)

고급화와 함께 비건 인증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 현재까지 비건 인증을 내세우는 곳은 풀무원의 ‘플랜튜드’뿐으로, 이 레스토랑은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포리스트 치킨’은 국내보다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 받는 유럽 비건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김 상무는 “프랑스의 ‘이브비건’ 인증은 매장이 오픈한 후 매장을 실사하고 제대로 된 비건 식재료를 사용했는지 등 모든 과정을 확인한 후 인증을 부여하는 만큼 1~3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포리스트 키친’은 현재 잠실점 1곳뿐으로 확장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김 상무는 “우선 비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매장 1곳을 성공시키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우선 목표다. 매장을 늘리는 것은 다음 단계”라면서 “비건 인플루언서 등 SNS(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MZ세대 타겟 마케팅을 진행해 비건 식문화를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비건 문화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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