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2차 구조조정 통한 옥석가리기 조속히 시행돼야
'비바패밀리’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시장에 잘 알려진 신창건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은행주와 건설주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창건설은 지난 3일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뒤 6일 법원으로 부터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았다고 전날 밝혔다.
증권업계는 신창건성의 이번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시중 은행권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으나 지난 1월 1차 구조조정에서 B등급을 받았던 업체들의 추가 부실 우려가 증폭돼 은행주 투자심리가 재차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신창건설은 지난 1월 실시된 기업신용위험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건설사로 이번 회생절차 신청이 그동안 잠잠하던 건설업계에 줄부도 공포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건설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신창건설은 국내 시공능력 90위권의 건설사로 지난 2006년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급성장세를 보임과 동시에 차입금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2007년말 기준으로 분양 미수금이 급증하면서 용지 등과 같은 재고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이 급속히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당시, 금융권 차입금은 약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시행사 보증 제공 금액이 4000억원대로 현재 PF를 포함한 금융권 여신 규모가 약 8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주채권은행인 농협의 여신규모가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권 피해 여신 규모는 이보다는 적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0위 이하 건설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이 이르면 다음주 초에 확정될 것으로 보여 그 동안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1차 구조조정보다 강도와 폭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B등급 건설사의 부실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될 경우 관련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은행주 투자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렬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개월 동안 부동산시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미분양 역시 해소되지 않아 자금사정이 추가적으로 악화된 기업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2차 구조조정에 따른 C등급 평가 기업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시중은행 1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이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악재는 이번 신창건설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추가 부실 우려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해운업 구조조정 및 대기업 재무건전성 점검 등이 순차적으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도 1차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건설 및 조선사도 자금지원이 원활치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등급 하락 내지는 B등급 이상 업체의 부실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보고서를 꾸준히 쏟아내고 있다.
건설주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번 신창건설 사태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고강도 재평가 작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공순위 100위권 이내 건설사에 대한 1차 신용위험평가가 끝난 2차 신용위험평가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B등급 건설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1차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1차 평가가 작년 3분기 사업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재평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1차 신용위험 평가 이후 최소 1년 정도 A, B 등급을 받은 건설사의 부도 리스크가 급감함에 따라 주식시장도 반등 기회를 모색했지만 이번 등급 판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건설사 부도리스크는 주가의 발목을 잡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제 관심사는 2차 구조조정 대상 기업체의 수와 구조조정 강도에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위 92개사를 대상으로 한 1차 구조조정과는 달리 2차 구조조정은 시공순위 100~300위 건설사중 70개사를 대상으로 한다"며 "시공순위 300위권 건설사내 주요 건설사들의 등급 재평가는 건설주 구조조정 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