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대통령 첫 시정연설, 野 진정한 협치 나서야

입력 2022-05-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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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 나섰다.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손실보상 등을 위한 총 59조4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지방정부 이전분 23조 원 포함)을 설명하고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 주도록 요청한 자리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한다”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추경안 말고도, 국정 전반의 다급한 현안들을 짚었다. 지속 가능한 복지와 사회안전망의 전제인 연금개혁, 산업구조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노동개혁, 기술 진보에 대응하고 공정한 기회 제공을 위한 교육개혁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엄중해지고 있는 안보 상황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 북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준비 정황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세계전략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구도에 공동 보조를 취하고, 한미동맹 중심으로 더욱 공고한 안보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21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디지털 경제, 탄소중립 등 경제안보 사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심각한 코로나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백신과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인력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윤 대통령의 ‘초당적 협력’ 당부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치환경은 최악이다. 야당은 내각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부터 발목을 잡고, 추경안 심사에서도 제동을 걸고 있다. 정권 출범 초부터 여야가 대립하는 정국의 교착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거듭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한 야당 협조를 구했다.

6월 1일 지방선거까지 코앞에 다가오면서 국회의 절대다수 의석을 장악한 야당은 계속 어깃장을 놓는다. 새 정부의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는 좌초할 공산이 크고 국정운영의 동력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 나라가 직면한 경제와 안보의 위기 상황에서, 추경안뿐만 아니라 초당적 협력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하고 화급한 과제가 산적한 실정이다. 여야가 협치(協治)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인사문제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인사로 논란을 빚는 상황이고 보면, 이 문제를 풀 윤 대통령의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와 야당의 대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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