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업체 해외 자원개발 기지개…“정부 지원 절실”

입력 2022-05-11 17:30수정 2022-05-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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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포스코 등 원료 확보 위해 투자 박차
산업부도 4대 니켈광 암바토비 광산 매각 번복
中 장악력 이미 압도적…“적극적 투자ㆍ지원 필요”

▲포스코그룹이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전경. (사진제공=포스코그룹)

국내 배터리 업체도 중요 소재 원료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이미 중국의 장악력이 큰 데다 자국 환경 단체의 반대 등으로 신규 광산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자원개발 분야 특성상 민간 주도 투자는 한계가 있어 국가적 대비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화유 등과 ‘LG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논바인딩(법적 구속력 없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의 규모는 약 90억 달러(약 1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X인터내셔널은 광물 채굴, LG화학은 전구체·양극재, LG에너지솔루션은 이차전지 생산 등을 맡아 단계별로 참여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흑연을 비롯한 2차전지용 원자재와 양극재, 음극재를 확보하고자 올해부터 2030년까지 25조 원을 투자한다. 투자금액 중 광물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투자와 호주 리튬광산 5~6곳 투자 추진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염호에 40억 달러(약 4조9000억 원)를 투자했다. 지난달 착공을 시작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공장은 2024년 상반기 예정대로 준공이 완료될 경우 연간 2만5000톤(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후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최대 10만 톤 규모로 확장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설립한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해서는 니켈을 확보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은 올해 11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연간 2만 톤의 니켈을 생산할 예정이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정부도 배터리 핵심 소재 관련 광산 매각을 연기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자산인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매각을 번복하고 당분간 보유하기로 했다. 암바토비 광산은 세계 4대 니켈광 중 하나로 연간 4만8000톤(t)의 니켈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다.

애초 공단은 재무 정상화를 위해 2023년까지 암바토비 광산을 비롯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단계적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해외 광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민간 주도 자원 개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중국 배터리 업체가 원재료 시장에서 압도적인 장악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로부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접 광산에 투자해 원료를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광산 개발에 상당한 초기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세액지원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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