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성수기 대비한 투자 vs. 수요 개선 징조 아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AUO, CMO 등 대만 LCD 패널제조업체들이 그동안 미루어왔던 7.5세대 생산라인에 다시 장비 설치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세계 1, 2위 LCD업체들은 올 초부터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여 3월 현재 풀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이달 말 파주 8세대 라인 가동도 예정하고 있다.
이날 대만 디지타임즈는 AUO, CMO 등 대만 업체들이 무급휴가를 보냈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으며 미뤘던 설비 가동도 다시 재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초 가동률이 30% 초반에서 최근 50%대로 상승함에 따라 이뤄진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LCD 제조업체들의 라인 활성 움직임에 따라 일각에서는 LCD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LCD패널 시장만의 호황은 불가능 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회복의 조짐이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났다기 보다는 지난해 연말에 시장이 안 좋았을 때 세트나 패널 업체들이 재고조정을 많이 했는데, 1분기 들어 소진된 재고를 다시 확보하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절적 성수기인 2~3분기를 앞두고 있어 최근 일부 패널은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LCD패널 업계도 불황 속에 지난해 대만 업체들이 물량을 대폭 줄여 기본적인 시장볼륨에서도 일부 패널의 공급부족현상이 올 1분기에 나타났는데, 이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채우면서 생산라인 풀가동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차장은 “수요가 기술적으로 회복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대만의 경우는 양산 가동이 아니라 장비를 입고하는 것으로 시장이 살아날 때를 대비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도 8세대 라인을 가동한다고 하지만 가동률은 감가상각으로 잡히지 않는 20% 이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동부증권 이민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국 LCD 패널업체들은 풀가동 수준으로 가동률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대만 업체들도 가동률이 50~60% 수준으로 오르자 투자를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최근 수요개선 시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증설은 부정적이지만 가동률 상승은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징조로 더 의미 있는 지표”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