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야외에선 벗었는데…실내 '마스크 프리'는 언제?

입력 2022-05-07 07:00수정 2022-05-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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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기자 gusdnr8863@)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올해 5월은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2년 만에 마스크 없이 맞이한 이틀 전 어린이날에는 전국 곳곳에서 가족들이 홀가분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하지만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니까요. 해외 일부 국가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모두 없앤 '마스크 프리'를 선언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실내 마스크 의무는 "장기간 유지"…효과는 얼마나?

정부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도입한 지 566일 만에 야외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조차 시기상조란 입장입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2일 백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에 대해 "장기간 유지돼야 하는 조치"라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되면서 엔데믹(풍토병)의 조건이 서서히 충족되는 상황이 돼야 검토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 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 보고가 나온 가운데 마스크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역조치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마스크의 효능은 어느 정도일까요?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의 분석에 따르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코로나19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있을 경우 감염에 필요한 만큼의 바이러스가 비감염자에게 옮겨가기까지 고작 15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모두 N95마스크를 썼을 때는 이 시간이 25시간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특히 둘 다 마스크를 꼭 맞게 착용해 통과율을 1%로 봉쇄한 조건에서는 최대 2500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95마스크는 우리나라 KF94마스크에 해당합니다.

도쿄대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N95마스크를 올바르게 쓰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흡입량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된 크고 작은 비말을 입에서 뿜어내도록 마네킹을 설정하고 마주 보는 위치에 다른 마네킹을 배치한 후 마스크를 썼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통과하는 바이러스의 양을 평가해 이같이 결론 내렸습니다.

최근 국내 설문조사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조치로 꼽힌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유명대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달 8~10일 전국 성인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개인별로 1~3순위에 꼽힌 비율이 가장 높은 선택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었습니다. 무려 85.9%가 선택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쓰나…실내 마스크도 점점 해제

미국은 지난 3월 하와이주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50개 주가 모두 마스크 프리를 선언했습니다. 다만 일부 도시는 확진자 추이에 따라 마스크 의무화를 재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확진자가 8300만 명 넘게 발생했고, 이 가운데 102만 명이 사망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 중 한 곳입니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달 중순 항공기와 공항,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무효로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쓸 것을 재차 권고했으며, 미국 법무부는 CDC의 의견을 토대로 법원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폐지된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여행객들이 보안검색대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애미/AFP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휩쓸고 간 유럽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하나둘 완화했습니다. 마스크 프리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 꼽히는 영국은 올해 2월 말부터 런던 지하철·버스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자율에 맡겼습니다.

독일은 3월부터 병원과 요양시설, 대중교통을 제외한 마스크 착용을 없앴습니다. 프랑스도 3월 중순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 공공시설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했습니다. 터키는 지난달 26일 2년 1개월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4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려던 계획을 바꿔 오는 6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재확산 위험이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입니다. 공공·민간 부분 일터는 지난 1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마스크를 보다 꼼꼼히 쓰는 상황입니다. 일부 국가가 야외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5월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습니다. 싱가포르도 실내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야외 운동 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숫자가 지난 3일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뒤늦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대만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프리 위협하는 변이 바이러스

실내 마스크 의무가 없어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변이 바이러스입니다. 언제 어떤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의 전파력과 치명률을 가지고 발생·확산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으면 변이로 인해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일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BA.2.12.1'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처음 검출됐으며, 국내 확진자도 미국에서 입국해 16명과 접촉했습니다.

BA.2.12.1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보다 확산 속도가 더욱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A.2가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높은데, BA.2.12.1은 이보다 23~27% 빠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국내에서는 재조합 변이 XE와 XM, XQ도 발견됐습니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변이가 전파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하고 해외동향을 지켜보는 한편, 국내전파·해외유입 등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BA.4, BA.5가 등장해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끌고 있습니다. 남아공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BA.4, BA.5는 백신은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생긴 항체도 회피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미크론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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