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롤 타워 부재에 흔들리는 삼성전자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돌파구는?

입력 2022-05-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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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서 여전히 초격차 유지 中
‘시스템반도체’의 미래 시장성 훨씬 커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30%
재계 “이재용 부회장의 오너 리더십 필요”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른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크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콘트롤 타워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30조 원에 달하는 데도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리더십 부재로 6년째 인수·합병(M&A)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유망 반도체 기업 M&A 등에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적극적인 대외 행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계획에 38조 원을 더해 총 17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유지 중인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주력하는 데는 미래 성장성과 더불어 안정적인 사업구조 개선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매출의 70% 이상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올 만큼 메모리 편중이 심하다. 메모리가 업황 변동성이 커 업황에 따라 실적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시스템반도체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6G(6세대 이동통신) 등에 활용될 수 있어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 규모와 잠재력도 훨씬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주력 제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6.6%)은 2019년(12.0%)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시스템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대만 TSMC와 30%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21-2022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출처=트렌드포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매출기준)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56%로 3%p(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16%로 2%p 하락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취업제한에 묶여 파운드리를 포함한 미래 먹거리 투자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반도체 M&A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영입한 것도 유망 반도체 기업 M&A로 사업구도 전환을 꾀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규모 사업 확장 등 공격적 투자와 더불어 반도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 사면을 통한 과감한 결단과 오너 리더십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이 부회장 등 기업인의 사면복권을 청원한 바 있다.

1981년 출범한 삼성전자 협력업체 모임인 ‘협성회’ 또한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협성회는 청원서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통해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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