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KT, ‘지주형 전환’ 공식화...지주사 설립과 어떻게 다르나?

입력 2022-04-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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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사진 = 연합뉴스)

최근 구현모 KT 대표가 주총에서 지주형 전환 가능성을 공식화하며 그 방식에 대해 시장의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지주사 설립이 아닌 지주형 전환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KT의 지주형 전환 공식화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당분간)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 확인과 일각에서 우려하는 물적분할 가능성이 일축됐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구현모 KT 대표는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지주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작년에 콘텐츠는 스튜디오지니로 묶어냈고, 금융은 BC카드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KT의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다고 본다”며 “실제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지주형으로 전환이 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주형 전환은 물적분할처럼 핵심사업부를 뜯어내고 재상장시키는 방식이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지주사 설립이 아닌 지주형 전환을 강조한 까닭은 금융회사 케이뱅크, BC카드의 소유 때문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KT가 지주사가 될 경우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에 저촉된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 및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2018~2019년 지주사로 전환한 롯데그룹 역시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한 바 있다. 반면 SK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한 SK그룹은 지주사로 전환하며 SK증권을 제때 매각하지 못해 금산분리 규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KT 주총 전 일부 증권사에서 물적분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지만 이 역시 해소됐다. 오히려 지주형 전환을 통해 시너지가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구조개편은 수년 전부터 KT가 검토해온 상황이고 국내 규제 환경 및 방대한 KT 조직을 감안하면 향후 규제 회피 및 조직 슬림화를 기대할 수 있는 묘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사업 위주로의 사업구조 개편,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며 “KT의 본원적 약점을 제거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큰 호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KT 노조는 사측에서 여전히 지배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 SEC 과징금 75여억 원, 네트워크장애로 인한 손실 330여억 원 등의 손실을 입었지만 구 대표가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호계 KT새노조 사무국장은 “KT가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여전히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부패행위를 방지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비록 부적격 이사 선임이 저지되기는 하였으나, 비위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부패의 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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