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기대감에…“재건축 단지 정밀안전진단 준비 속도 낸다”

입력 2022-04-03 18:00수정 2022-04-0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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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안전진단 기준완화 기대
서초동 '현대' 주민 모금 진행 중
'반포미도2차'는 용역업체 선정
지난해 고배 '태릉우성'도 재도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현대' 아파트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부동산)

대선 이후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뤘던 정밀안전진단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거나 재도전하려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간 재건축 사업에서 발목을 잡았던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의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현대' 아파트는 지난달 4일부터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 23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현대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작년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당시 서울 내 재건축 단지들의 정밀안전진단 통과 사례가 적어 신청을 미뤄두고 있었다”며 “규제 완화 상황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르면 올해 말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 2차’ 아파트도 정밀안전진단 준비에 한창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지난달 초 정밀안전진단 진행을 위한 용역 업체를 선정했다. 추진위 측에 따르면 상반기 내 정밀안전진단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시계가 빨라지는 이유는 그간 재건축 사업에서 발목을 잡았던 적정성 검토에 대한 기준 완화 기대감이 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강한 규제를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선제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것을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30년 이상 공동주택은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는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구조안전성 평가는 건물 기울기, 내구력, 기초침하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안전진단의 핵심이다. 앞서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적정성 검토 기준을 크게 높였다. 안전진단 항목 중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대폭 상향했다. 그러자 지난해 이 단계에서 탈락하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출했다.

실제로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적정성 검토 결과 C등급을 받아 사업이 좌초됐다. 1차 정밀안전진단 48.98점(D등급)보다 10점 높은 60.07을 받으며 사업 추진에 고배를 마셨다. 당시 지어진 지 37년 차인 이 노후 아파트가 탈락하자 정밀안전진단을 연기하는 단지들도 나왔다. 태릉우성은 올해 다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법 개정 없이 국토교통부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만으로도 조치할 수 있어 업계에선 5월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뤘던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거나 재도전하는 재건축 단지도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은 예비안전진단 이후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으면 즉시 재건축이 가능하다. D등급을 받으면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한차례라도 A~C등급(유지·보수)을 받으면 재건축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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