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장기화에 빵·국수 줄줄이 올라...비어가는 장바구니

입력 2022-04-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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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가운데 올 1분기 밀의 글로벌 시세는 10여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가루를 사용해 만드는 빵, 도넛, 면류 등의 먹거리 가격이 뛰면서 베이커리,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밀 선물 가격은 톤당 377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66% 상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기 전날인 2월 23일(322달러)과 비교해도 17% 오른 수치다.

▲우크라이나의 한 농촌 밀밭. (연합뉴스/로이터)

밀 가격이 불안한 데엔 러시아의 수출 제한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전 세계 밀 생산량의 14%(러시아 약 10%), 전 세계 수출량의 28%(러시아 약 17%)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주요 밀 수출국이다. 러시아는 자국 내 물가안정을 위해 수시로 밀 수출을 조여왔다. 이달 중순에도 6월 말까지 밀, 보리 등 주요 곡물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국제 곡물 상승 여력이 더 커진 상황이다.

밀가루의 대부분 물량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당장 먹거리 가격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에 따르면 이번 주 백설 소면(900g) 가격은 3110원으로 1년 전(2761원)보다 13% 뛰었고, 옛날국수소면(900g)은 3487원으로 1년 전(2673원) 대비 30% 올랐다.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밀가루(1㎏)는 같은 기간 1336원에서 10% 오른 1475원, 오뚜기 부침가루(1㎏)는 2339원에서 24% 오른 2898원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 한 크리스피크림도넛 간판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식품기업들도 줄줄이 먹거리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이달 1일부터 도넛 제품의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경쟁사인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 역시 최근 '미니 도넛' 제품 가격이 기존 6900원에서 7500원, 베이글 냉동' 제품(5개입)이 95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비싸졌다. 이들 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용 불안 등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1일부터 가정간편식(HMR)에 들어가는 일부 냉동면 제품가를 일제히 올렸다. 사천마라탕면, 정통야끼소바는 각각 5980원에서 6480원, 6980원에서 7480원으로, 베트남 쌀국수는 5980원에서 6480원, 중화요리 간짜장은 6980원에서 7480원으로 비싸졌다. 칼국수, 짜장면 등의 HMR 제품도 오른다. 비비고 진한 교자칼국수, 얼큰 버섯칼국수, 고메 중화 짜장, 짬뽕 등은 7480원에서 7980원으로 500원 비싸진다.

▲서울 영등포구 인근 커피 디저트 카페는 최근 재료 수급불안으로 일부 제품판매를 인당 1개로 제한했다. (배달의민족 캡쳐)

커피 디저트,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커피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최근 주력 제품인 티라미수 판매 수량을 1인당 1개로 제한했다. A씨는 "제일 잘 팔리는 케이크인데 제한을 두는 게 쉽지 않았다"라면서 "재료를 언제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져서 어쩔 수 없이 인당 1개로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로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장 B씨도 최근 크로플 생지가격 인상 공문을 받고 제품단가를 언제 올려야할지 고민이다. B씨는 "1일부터 크로플 생지가격이 300원 가까이 비싸쟜다"라면서 "원자재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 언제 올릴 지 시기를 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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