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대란' 우려가 현실로…건설현장도 곳곳 셧다운 위기

입력 2022-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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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가격 상승분 공사비 반영
부담금·부가세 한시적 감면을"

▲시멘트 부족으로 전국 건설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시멘트 부족으로 전국 건설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멘트 수급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재 시멘트 재고량은 70만 톤이다. 이 중 장기 보관으로 시멘트가 굳어 판매할 수 없는 재고 30만 톤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고량은 40만 톤에 불과하다. 4월 건설 성수기 때 하루 출고량이 20만 톤인 것을 고려하면 이틀 치 물량만 남아있는 셈이다.

시멘트 생산원료인 유연탄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시멘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유연탄의 75%를 러시아에서, 25%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료로 시멘트 1톤을 생산하는 데 0.1톤의 유연탄이 필요하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세계 유연탄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하면서 유연탄 거래가 중단됐다”며 “최대 생산국인 호주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유연탄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제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뉴캐슬탄(유연탄) 5500㎉의 경우 지난해 3월 톤당 8만7000원에서 이달 35만3000원으로 305.7% 올랐다. 같은 기간 원유 가격은 배럴당 65.61달러에서 109.33달러로 66.6% 상승했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자재 단가 폭등의 영향으로 일부 현장의 착공이 지연되거나 아예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며 “자재비에 이어 건설장비 임차비용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크레인사업자협동조합은 이달 1일부터 유압기중기 차량(하이드로크레인) 임대 기준단가를 인상했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다.

건설공사가 본격 시행되지 않는 현재 자재수급 대란의 전조증상만을 보이나, 건설 성수기에 접어들면 신규수주 포기 및 공사중단 등 최악의 사태 발생 우려가 나온다. 철근·콘크리트업계는 이달 초 20% 상당의 하도급 대금을 증액을 요구하며 일부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37개 업체가 인상 요구에 대한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도 공사 중단의 최악의 사태를 우려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임종구 대한건설협회 기술안전실장은 “공공공사와 민간공사 모두 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고 공사가 중단된 경우 공사 기간을 연장토록 정부 차원의 지침을 지시해야 한다”며 “원자재 수급난의 충격 완화를 위해 부담금·부가세 등 한시적 감면 등을 조속히 검토·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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