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줄고 출하 중단해도…양파가격 1년 새 70% 곤두박질

입력 2022-03-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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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조생종 일부 산지 폐기…농식품부 "저장 양파 2만 톤 4월까지 격리"

▲한국양파연합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양파 재배 농민들이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양파가격 보장과 농민 재난지원금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조생종(일찍 수확하는 종) 양파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가뜩이나 떨어진 양파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생산자들은 출하를 중단하고 정부는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양파 상(上)품 20㎏ 도매가격은 1만1100원으로 집계됐다. 평년 2만2420원에 비하면 반값 수준이고, 지난해 3만9920원에서는 70% 이상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생종 양파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4월까지 전년 재고 증가에 올해 수확 예정인 제주지역 조생종 재배 면적 증가 영향으로 양파 공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000톤, 평년보다는 1만7000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떨어지자 제주에서는 이제 출하해야 하는 조생종 양파를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는 조생종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제주지역 조생양파 재배면적 600㏊의 7%인 44.2㏊에 대해 오는 5월까지 산지 폐기 조치한다고 밝혔다.

생산자들이 출하를 중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농산물 저장업자 단체인 한국농산물냉장협회는 가락시장을 비롯한 전국 도매시장에 적체된 양파 재고를 우선 해소하기 위해 출하를 조절하고 나섰다.

정부는 조생종 출하 시기인 4월까지 수급·가격 안정을 위해 저장양파의 출하를 늦추고 제주지역 조생종의 출하 정지를 시행한다. 저장 양파를 보유한 농가와 농협에 1㎏당 최대 200원을 지원해 총 2만 톤을 5월 1일 이후 출하하도록 해 공급 증가를 늦춘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재배면적이 증가한 제주 지역에는 양파 재배면적 약 44㏊(약 3200톤 물량)에 대해 출하를 정지하고 다음 달 중 해당 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양파 수급조절에 실패한 정부가 저장 양파의 시장 격리 등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한다. 남종우 양파생산자협회장은 "생산량 통계 실패 등으로 양파 수급조절을 실패한 정부가 수급 책임을 저장 농가와 농협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농가 저장 양파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수급예산으로 수매공고하고, 신청농가 양파를 전량 수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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