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한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등 폐지가 추진되면서 검찰 권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쟁에 휩쓸리거나 경찰·공수처 등과의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날 박기동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전무곤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들의 합류로 윤 당선인이 내세웠던 검찰 관련 공약이 구체화되고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수사지휘권 폐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검찰 권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정수석실이 담당하고 있던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넘기겠다는 것도 사실상 검찰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 국장은 “인사검증을 법무부가 한다는 것은 검찰이 실무를 담당한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인사 관련 정보가 검찰로 넘어가 잘못 이용될 수 있다”며 “인사검증 과정에서 범죄,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를 잘 아는 한 변호사도 “현 정부에서는 검찰의 정보 역할을 제한해서 대검찰청 범죄정보실 정보관(IO) 숫자도 줄었다. 새로운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인사검증을 검찰이 하게 된다면 IO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정부가 검찰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의 검찰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김오수 검찰총장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장이 임기를 채울 경우 약 1년간 불편한 동거가 이뤄지게 된다. 국민의힘이 사퇴를 압박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막아서는 과정에서 검찰이 또다시 정치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김진욱 공수처장도 임기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혀 정치 갈등이 법조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법무부와 검찰, 공수처, 경찰 등 기관간 마찰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대검은 윤 당선인 측에 수사지휘권 폐지를 찬성하는 의견을 전달해 검찰이 윤 당선인 측 정책 추진 방향에 발을 맞추는 행보를 보였다. 반대 입장을 가진 법무부와 정면충돌한 셈이다.
검찰은 수사지휘권 재조정 문제를 두고도 경찰과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정부에서 소외된 공수처를 상대로 한 갈등 국면에서는 검찰이 우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새 정부가 출범해도 검찰이 정치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향후 정책 추진을 두고 경찰 등과의 의견 차이도 여전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