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經硏 "유동성 함정 및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낮아"

입력 2009-0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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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한 경기 하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도 유동성 함정 및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지만 현금보유성향의 추이에 비춰볼 때 이같은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한국경제의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진단'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우 현재까지의 현금보유성향의 추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강민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의 현금보유성향은 지난해 12월 기준 0.003으로 외환위기 이후 장기적인 평균 수준인 0.007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장기 평균치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근원인플레이션율 역시 5%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고 통화수요함수 추정결과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를 종합해보면 현 시점에서 유동성 함정과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판단했다.

특히, 신용 스프레드가 300bp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현상 역시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극단적인 유동성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2006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급등으로 위험회피성향이 크게 약화되면서 현금보유성향의 하락세가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층 심화되거나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할 경우 현재까지의 전개양상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며 디플레이션 차단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주식, 부동산 가격 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부양과 함께 자산가치 급락 방지를 위한 대응책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대출 시 신용증권 담보범위 확대 등을 통한 신용경색 해소 노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속될 필요가 있고 통화완화정책은 여전히 유효한 정책 수단인 만큼 신용공급이 제한되는 부분으로 자금 흐름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신용조건이 극도로 악화된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선호 현상이 특히 강화됐었던 점에 유의, 과잉투자 자산의 가격조정은 불가피하나 부동산 등 가격연착륙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규제 완화를 통해 자산 디플레이션의 진행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 역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마지막으로 이미 계획된 감세나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추경 예산의 조기 편성 및 집행으로 경기침체 장기화를 방지, 재정 집행에 있어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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