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신구 권력 정면 충돌...청와대 회동 무산

입력 2022-03-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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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오찬 회동이 무산됐다.정권 교체 과정에서 신·구 권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향후 정국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예정되었던 문 대통령과 윤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선인측 김은혜 대변인 역시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덕담을 나누고 원활한 정부 인수인계를 다짐하는 ‘접견’ 수준을 넘어 실무적 의제까지 논의하는 ‘회담’의 성격으로 발전한 상태였다. 이 전 대통령 사면 건과 인사를 비롯해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과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만큼 의제들에 대해 충분히 사전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회동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배석자 없이 오찬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간 회동 개최와 관련한 실무협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해 왔다. 양측은 회동 무산 배경에 대해 함구했다. 만남을 네 시간여 앞두고 전격 무산됨에 따라 정권 교체 과정에서 사실상 신구 권력이 충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날 논의될 예정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문제가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정수석실 폐지와 대통령실 이전 등 청와대 개편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공기업 인사들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밤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스스로 거취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인사권을 행사하려는 것과 관련해서도 “형식적 인사권은 현재 대통령인 문 대통령과 그 정부에 있다”며 “그런데 그 인사가 일을 하게 되는 건 대부분 새 정부와 하게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정권 인수인계의 첫 걸음인 이날 회동이 무산되면서 향후 진행될 절차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극에 달했던 진영 간 다툼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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