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5월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먼저 한국을 찾아와 신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최초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약 20분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국민의힘과 백악관은 “통화에서 두 사람은 한미 동맹의 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윤 당선인에게 취임 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줄 것을 제안했고, 윤 당선인도 “초청에 감사하다. 조만간 직접 뵙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애초 미 동부 시간으로 10일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요청으로 일정이 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화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당선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형식의 회동제안이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아시아태평양을 찾을 예정인 만큼 그가 먼저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5월 하순 일본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달 3일(현지시간) 개최된 쿼드 4개국 정상 화상회의 결과 발표문에는 ‘몇 개월 내에 도쿄에서 직접 만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미국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을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번 방일을 계기로 방한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하순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다면 새 정부 출범(5월 10일)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첫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셈이다. 이전 정부 사례와 비교해도 단연 빠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임기 개시 54일 만에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에 처음으로 회담했다.
한미 당국은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권이 교체되는 만큼 대통령직인수위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첫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향후 5년간 이어질 한미동맹의 방향성과 대북 기조, 한반도 주변 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정권 인수와 한미정상회담을 동시에 준비해야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과제를 받아든 셈이다. 특히 첫 외교무대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가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