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지워진 사람들’과 함께 걸은 심상정…‘청년 행진’으로 피날레

입력 2022-03-09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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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사람들' 찾은 심상정
22일 선거운동 마무리
"사표는 없다, 3번은 변화 위한 생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8일 서울 홍대 인근에서 펼쳐진 마지막 유세현장에서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정의당)

제20대 대선 본 투표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홍대 인근. 무지개 깃발을 몸에 두른 시민들에서부터 노란 풍선을 들고 선 지지자들이 심 후보를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심 후보는 이들과 홍대부터 경의선 숲길까지 2시간가량을 함께 걸으며 "소신투표"를 호소했다.

◇"역대 투표 참여율, 제3지대 열망 때문일 것"

심 후보는 이날 저녁 8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 마지막 유세차 연설에 앞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던 중 과로사로 순직한 고(故) 고은호 소방관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 후보는 "(그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명복을 빈다"며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내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며 말문을 뗐다. 그는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모아야 할 대선이 역대 최대 비호감 대선으로 치러지게 된 점에 대해 후보 한사람으로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한 표, 누군가가 되어선 안 된다고 던지는 한 표는 내 삶을 지킬 수가 없다"며 "나를 대표하고, 내 삶을 바꾸는 소신의 한 표만이 우리 대한민국과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8일 서울 홍대 인근에서 펼쳐진 마지막 유세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정의당)

또 역대 최대 투표 참여율을 예상하는 선관위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비호감 선거에서 이토록 우리 국민들이 최다 투표를 하는 심정은 과연 무엇이겠냐. 각자 아전인수격으로 정권 교체 혹은 정권 재창출 열망이 결집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이 지긋지긋한 양당 독점 정치는 이번 대선으로 끝내고 제3지대 심상정에게 소신 투표하자는 열망이 끓어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좌절과 절망은 결코 불평등의 단 한 귀퉁이도 무너뜨릴 수 없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외쳤다.

마지막 유세에서 심 후보는 노란색 목소리에서 초록색 목도리로, 파란 재킷에서 검은색 반코트로 옷차림을 바꿔 입고 지지자들 앞에 섰다. 이 옷차림은 심 후보가 지난 1월 "국민의 재신임을 구하겠다"며 숙고를 마치고 대선에 복귀하면서 입었던 옷이다.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초심으로 이번 대선을 마무리하고 싶어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沈 소신정치+소신투표=사표 아닌 생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남편 이승배 씨가 8일 홍대 마지막 유세차에 함께 올라 두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이날 심 후보의 마지막 유세차 연설이 끝나자 특별한 손님이 올라가 심 후보를 격려했다. 오전 일정부터 함께한 심 후보의 남편 이승배 씨가 노란 꽃다발을 심 후보에게 전달했다. 이 씨는 사생활 의혹으로 배우자의 활동이 실종된 20대 대선에서 끝까지 후보 곁을 도운 유일한 배우자다.

이 씨는 이투데이와 만나 청년들과 함께한 대선이 즐겁다며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좀 더 확산되고 더 넓혀지는 길은 간단하다. 9일 투표소 들어가서 3번에 그냥 찍어주시면 된다. 몇 초 안 걸린다"며 웃어 보였다.

심 후보는 8시 30분께부터 홍대 상상마당을 출발해 경의선숲길 등 일대를 돌며 시민들과 만나는 '게릴라데이트'도 진행했다. 이 일대는 심 후보와 사진을 촬영하고 포옹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심상정 청와대길 걸어라"라고 외치며 심 후보를 격려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연남동 인근에서 간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출처=정의당)

한 시간가량 시민들과 만난 후엔 우유박스 높이 정도 되는 나무 상자에 올라 두 차례 간이 유세전도 펼쳤다. 그는 '연트럴파크'로 잘 알려진 연남동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마이크를 마지막으로 잡으며 선거운동 마무리에 들어갔다.

그는 막판까지 '소신투표'를 띄웠다. 심 후보는 "20년 동안 이길 걸어온 심상정, 양당 정치 바꾸는 제3의 대안으로 저와 정의당이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한 것도 많고 여러분께 실망 드린 것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이 20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고, 여성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다. 또 청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소수정당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지난번 총선 때 교섭단체가 안 되면서 많이 어려웠지만, (이번에 지지해주신다면) 소신 갖고 능력 있는 정치인들이 다 정의당에 오려고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우리 시민들은 더 잘 살 수 있는 권력에 많은 걸 주문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을 살피지 않는 정치를 교체할 능력도 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달라. 그 자신감을 드높이는 정치, 심상정이 하겠다. 늦은 시간까지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끝까지 행진을 함께한 지지자들을 찾아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후 충남 태안 보건의료원에 마련된 고 고은호 소방관의 빈소로 이동하면서 지난달 15일부터 이어진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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