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돈 자랑 싫어요” 코로나 양극화에 연예인 재력 자랑 뭇매

입력 2022-03-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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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만신 박태준’ 방송화면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유명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 재력 과시를 ‘플렉스’(Flex) 문화로 포장했다면 최근에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기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가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가 혼쭐이 났다.

야옹이 작가는 웹툰 뿐만 아니라 억대 슈퍼카와 명품을 자랑하며 ‘영앤리치’(Young and Rich)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야옹이 작가네 집들이를 콘셉트로 한 영상이 공개됐는데, 영상에서 야옹이 작가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펜디 등 명품 브랜드별로 정리해둔 드레스룸과 수억 원대 외제차를 소개했다. 야옹이 작가는 현재 거주하는 집에 대해 “여기는 내 집이 아니고 여기에 잠깐 들어와 사는 거다. 자가가 아니”라며 “30년 넘게 무주택자라서 청약을 할 수 있다.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점수 엄청 높다”고 밝혔다.

▲출처=야옹이 작가 SNS

야옹작가의 발언은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30년 넘게 무주택자이며 서울에서 청약을 노리고 있다”고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이다. 슈퍼카를 끌고 명품 치장을 하는 고소득자가 청약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많은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는 것이다. 또 청약 당첨까지 기다리는 ‘욕심’을 부린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일자 야옹이 작가는 7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야옹이 작가는 “지금까지 기부금 2억을 내고 세무사님께서 알려주는 대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 제가 돈을 운용함에 있어서 나름대로 가치 있게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제게 논란이 되는 건 제가 타는 차, 소비하는 물건들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속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시국이 힘든 만큼 깊게 생각하고 조심했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노출하고 너무 가볍게 보인 것들이 많은 것 같아 스스로 부끄러워져 반성했다”고 했다.

야옹이 작가는 “제가 보는 부자들의 세계는 돈을 크게 불려서 운용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제 스스로 저를 부자라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나 정도면 찐 부자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니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부끄럽다. 저의 언행들이나 보이는 것들로 인해서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든 것 같아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한 “제가 가랑이 찢어지도록 일하고 강남권 청약에 도전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저도 좋은 학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입장이라, 이해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야옹이 작가는 “제가 보이는 모습들과는 모순된 말들처럼 보이겠지만 이렇게 쓰다 보니 참 보이는 게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든다”며 “이렇게 만든 나 자신도 속상하고 모두에게 실망스럽기만 한 모습인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했다.

그의 사과문에 ‘내돈내산’은 문제될 게 없다며 야옹이 작가를 옹호하는 반응도 많았다. “자기가 번 돈 자기가 쓰는데 뭐가 문제냐”, “공산주의도 아니고, 죄송할 일 아니다”, “불법으로 돈을 번 것도 아닌데 문제될 것 없다” 등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출처=고소영 인스타그램

최근 이처럼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재력 과시, ‘플렉스’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은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코로나 시국이 겹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유명인들의 화려한 소비 패턴, 재력 과시는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시킨다는 반응이 많다. 한 마디로 “남의 돈 자랑이 보기 싫다”는 것이다.

배우 고소영도 재력을 과시하다가 논란을 산 경우다. 그는 지난 1월 개인 SNS에 영화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진을 게재했다가 마스크 미착용 논란이 일었다. 이에 고소영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가 M사의 ‘더 부티크 프라이빗’ 상영관을 전체 대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상영관은 8개 좌석에 40만 원의 대관료를 책정하고 있으며, 영화 상영과 함께 전용 라운지 이용, 리클라이너 좌석 제공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그의 재력 과시에 화살을 옮겼다. 고소영이 제값을 지불하고 상영관을 대관한 것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배우 이시영 또한 자신의 SNS에 매번 새로운 명품백을 착용하고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걸어 다니는 명품관’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이시영을 향한 명품 브랜드의 협찬도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연기 보다는 그의 명품 자랑이 더욱 화제를 모으면서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 시국에 명품 치장을 한 스위스 여행 사진을 올리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출처=이시영 인스타그램

중국에서는 정부가 자국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재력을 자랑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사이버공관관리국(CAC)은 지난해 말 성명을 내고 “중국 유명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부(富)와 사치스러운 즐거움을 자랑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CAC 측은 “연예인과 팬클럽 계정은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습을 따라야 한다”며 “올바른 여론과 가치를 지향하며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최근 중국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제의 일환이며, 또 재력 자랑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의 허위 정보 및 스캔들 유포, 불합리한 투자 조장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규제 당국은 이들 연예인과 연관된 소셜미디어 계정을 계층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온라인상 팬덤 간 갈등 유발, 여론 조작, 잘못된 정보 제공 등 책임 있는 계정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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