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전투표 논란 ‘정부 책임공방’…“대선 유불리 영향 적어”

입력 2022-03-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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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선관위 불성실, 확실한 개선책 내놓고 국민의 용서 얻어라"
野 "불공정 선거관리 조장한 몸체는 文대통령…선관위 탓 아연실색"
선관위, 헌법기관이라 정부책임은 아니지만 편향성 등 불신 쌓여
전문가 "확진자 사전투표 국한돼 비화 안돼…野 부정선거 언급 않는 이유"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센터 야외에 차려진 확진자용 기표소 앞에 사전투표사무원이 투표용지 임시 보관함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의 대선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을 두고 7일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으로 국한시킨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확진자 사전투표에 큰 혼란이 생겼는데 선관위의 사후 해명도 불성실했다. 사전투표일에 선관위원장은 출근도 안 했다.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거 주무부처인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에 민주당 현역의원을 버젓이 임명해둔 채 사실상 불공정 선거관리를 조장한 몸체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유감을 표하며 책임을 선관위에 떠넘긴 건 아연실색할 일이다. 국민들 앞에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마땅할 사안”이라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된 기관이라 정부에 직접 책임을 무는 건 원칙적으론 맞지 않다. 하지만 야권은 노정희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원들의 여당 편향성을 계속 지적해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민주당은 대선에 불똥이 튀면 안 되니 선관위 책임임을 강조하는 거고,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까지 넓히는 건 양당 입장에 입각한 전략이다. 어떻게 이슈를 끌지에 따라 유불리는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증거 하나 없이 제기됐던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달리 이번 건은 선관위에 대해 쌓인 불신 위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용화 한국외대 교수는 “선관위는 독립된 헌법기관이고 부정선거는 이뤄질 수 없다는 걸 국민들이 알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공세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기다 본투표도 아닌 사전투표, 그 중에서도 최초로 시행한 확진자 사전투표에서만 발생한 문제라 부정선거 의혹으로 비화시키기도 어렵다”고 했다.

종합하면 확진자 사전투표에 국한돼 지난 총선 때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과는 양상이 달라 당장 대선 유불리에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부정선거까지 언급하진 않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사과와 노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도 ‘불공정 선거관리’로 규정하면서도 부정선거를 주장하진 않고 있다. 성일종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몸이 아파도 나온 분들에게 수 시간 떨게 하고, 부정투표가 의심되는 여러 행위를 하는 게 예의인가”라며 ‘부정투표’를 우회적으로만 언급했다.

확진자 사전투표는 지난 5일 오후 5~6시에 임시기표소에서 진행됐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별 2개 투표함 사용이 금지돼서인데, 이 때문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바구니 등으로 투표함에 옮기다 보니 특정 후보에 기표된 용지가 배부되거나 참관인이 배석하지 않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직접투표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시민단체들의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선관위는 이날 방지 대책으로 오는 9일 본투표는 일반인과 확진자를 분리해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이로써 확진자도 직접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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