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리스크’에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얼어붙는 기업 자금조달

입력 2022-03-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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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물가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수요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 전날 기준 64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가장 높았던 63bp을 넘어선 수치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지난 연말에서 1월 중 55bp까지 내려오면서 ‘연초 효과’를 누리는 듯 싶었으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한달간 회사채 AA- 크레딧 스프레드는 6.4bp 늘면서 63.7bp로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위축됐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표로 쓰이는 국고채 금리가 회사채와 격차가 벌어지는 만큼 투자 유인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금리 급등의 여파로 투자자들은 회사채 투자를 미루고 있으나 발행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면서 연초부터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국채금리는 지난달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363%로 2014년 9월 18일(연 2.3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후 2.3%대 안팎을 기록 중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에 진행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고 발행금리가 대부분 밴드의 상단에서 결정됐다”며 “월간 초과율은 71.9%를 기록해 2015~2016년 대우조선해양 부실과 여전채 약세시장에 기록한 60% 이후 처음으로 100%를 하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시장은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김상훈 연구원은 “크레딧물내에서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채의 약세가 뚜렷하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및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기업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금리 하락 요인이 혼재되면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크레딧 투자 심리는 물가 상승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크레딧 채권 시장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급등에 따른 미국의 매파적 통화정책 스탠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크레딧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기명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인다고 해서 수요가 당장 본격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본격적인 수요회복 시기는 물가 상승세 진정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하반기 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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