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발 유가 급등에 인플레 압력…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입력 2022-02-27 13:03수정 2022-02-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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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 유류세 인하 전 고점에 육박…공업제품→서비스 연쇄 물가 상승 우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815.12원,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650.47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며 2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739.79원,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564.49원을 기록해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 주유소 유가정보.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물가에 반영된다.

◇석유류 급등에 연쇄 물가 상승

2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755.45원으로 전날보다 0.71원 올랐다. 유류세 인하 전 고점인 지난해 11월 11일(1810.15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해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세 인하의 약발도 다해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휘발유 등 석유류뿐 아니라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가공식품 등 석유류 외 공업제품 가격을 올리는 구조다. 가공식품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이 원재료인 외식 등 서비스 물가도 오른다. 원유 조달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을 길이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6.4% 오르면서 홀로 총지수를 0.66%포인트(P) 끌어올렸다. 총지수(1000.0)에서 석유류 가중치는 39.4다. 10% 오를 때 총지수 상승률은 0.39%P 높아진다. 이날 기준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날보다 18.7% 올랐다. 석유류 오름세에 따른 물류·운전비용 증가에 수요 회복, 판촉행사 종료 등이 겹치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론 4.2% 올랐다. 가공식품은 농·축·수산물보다 외식 물가가 상관관계가 크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5.5% 급등했다. 이런 추이를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월 3.6%)은 상반기 중 4%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유류세 인하’ 연장 만지작

정부는 우선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유류세 인하가 예정대로 4월 말 종료되면 단기적으로 휘발윳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설 수도 있어서다. 유류세 인하는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이 필요해 조치 연장을 위해선 다음 달 중순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 현재는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는 안이 유력하다.

정부 안팎에선 현재 20%인 인하 폭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휘발윳값 인상 폭이 유류세 인하에 따른 인하 폭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휘발윳값 기준 유류세 인하 효과는 ℓ당 164원인데, 인하율을 25%로 확대하면 휘발윳값 인하 효과는 ℓ당 205원으로 확대된다. 30% 인하 시에는 246원까지 커진다.

한편, 정부는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비축유 공동방출 추진 시 협조하고, 분야별 수급 대응체계를 즉시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IEA 기준 106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회담을 열어 IEA 또는 동맹국 간 비축유 방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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