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끔찍한 고통 책임, 러시아에 물을 것”
코스피, 2700선 붕괴…원·달러 환율 급등
문재인, 우크라 제재 동참 공식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푸틴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사는 즉각 무기를 내려놓고 귀가하라”고 경고했다.
개전 선언 몇 분 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12개 도시에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면전을 개시했다”며 “군사·방공 시설이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엄령을 발령했다. 러시아는 미사일로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나서 3면으로 지상군도 투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이 군사작전을 개시한 직후 성명을 내고 러시아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치명적인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전쟁을 선택했다”며 “러시아만이 이번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은 일치되고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강력한 대러 제재를 예고했다. 수출 통제를 포함한 초강력 대러 제재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무모하고 이유 없는 공격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거듭된 경고와 외교적 노력에도 러시아가 결국 주권국가와 독립국가 침략을 택했다”며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코스피지수는 2% 넘게 하락하며 2월 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700선 아래를 밑돈 건 지난 15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개인은 1조1125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881억 원, 4850억 원어치 물량을 쏟아내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29.12포인트(3.32%) 급락한 848.21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8.8원 오른 12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무력 충돌과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작용한 영향이다.
러시아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이날 한때 거래가 중단됐다가 재개됐으나 주가 벤치마크인 RTS지수가 폭락하고 있다. RTS지수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45분 현재 48% 가까이 폭락하고 있다. 아시아증시 추이를 종합한 MSCI일본제외아시아지수는 3% 이상 빠지면서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제재에 나설 경우 동참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 관련 부처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재외국민 안전 확보와 경제 및 기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 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 4강이자 주요 협력대상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동참은 외교적으로도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