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금융 불안] 러시아發 갈등 고조에 고개 든 배당株

입력 2022-02-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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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펀드(테마) 설정액 및 순자산 추이 ▲배당주 펀드(테마)로의 월별 자금 흐름 (자료출처=신영증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자 주식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대장 주의 주가도 휘청이자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배당주로 도피하는 모양새다. 배당주는 주가 변동 상황에도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배당 수익률인 15.32%를 기록한 이크레더블의 이달 개인 순매수 규모는 807억 원이다. 이는 전달 같은 기간(273억 원)과 비교해 195.6% 증가한 수준이다. 개미들이 이크레더블의 매수를 늘린 시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고조 시기와 겹친다.

지난달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타국 대통령들과 통화하며 긴장 완화 시그널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이 같은 기조는 완전히 깨졌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을 명분 삼아 군 파견을 지시했다.

개미들은 두 번째로 높은 배당 수익률(11.37%)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지주도 지난달 2143억 원에서 이달 4118억 원으로 매수를 늘렸다. 세 번째로 배당 수익률이 높은 한국ANKOR유전은 지난달 개미가 494억 원을 순매도하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355억 원 순매수로 전환됐다.

배당주 펀드에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새 배당주 펀드에는 1215억 원이 유입됐다. 6개월 전 1149억 원, 1년 전엔 1333억 원이 빠져나가던 펀드였다. 이에 따라 국내 공모형 배당주 펀드의 순 자산은 10조4607억 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배당 투자 전략을 활용해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배당 투자를 통해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편승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빠르게 배분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들이 배당 성향을 높이는 추세도 배당주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주요 대기업들은 배당액을 점차 늘리고 있다. SK는 지난해 주당 8000원의 역대급 배당을 실시했다. 주주들에게 지급될 배당금 총액은 전년(3701억 원)보다 21% 늘렸다. 기아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해 전년에 비해 3배 많은 주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같은 코스피 상장 기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9.55%로, 4년 평균(36.10%)보다 3.45%P 높았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보다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은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며 배당금 및 배당성향이 증가한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기업의 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배당성향 증가로 배당금 증가 트렌드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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