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청년 일자리 창출, 노동시장·규제 개혁해야”

입력 2022-02-16 17:27수정 2022-02-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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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적 노동시장·인력 미스매치ㆍ연공형 임금제 개선 필요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벼랑 끝에 선 청년에게 희망을' 보고서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고학력화·임금격차 등으로 인한 인력수급 불일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벼랑 끝에 선 청년에게 희망을’ 제목의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임영태 고용정책팀장은 “법·제도개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사회적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청년층의 손쉬운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규제혁신으로 고용창출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청년 고용지표 부진…코로나 쇼크

경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청년층(15~29세)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하락하고 8%대의 높은 실업률 수준이 지속되는 등 주요 고용지표가 부진한 모습이다. 청년 고용률은 2004년 45.4%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44.2%로 하락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정점인 2004년 49.4%에서 47.9%로 떨어졌다.

한국의 청년층 고용률은 OECD 평균(50.8%)보다 낮은 42.2%이다. 미국 56.2%, 일본 60.0%, 영국 64.4%, 독일 60.1% 등과 대조적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2020년 연령대별 고용률 감소폭은 20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고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019년 22.9%에서 2020년 25.1%로 대폭 상승했다.

경총 측은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용은 경기가 회복된 후 일정시점이 지나서야 회복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청년들의 고용여건 개선은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업 희망자들이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고양시 주최로 열린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기업 취업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시스)

◇성장 사다리 붕괴…대·중소기업 과도한 임금격차

경총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기득권에 편중된 경직적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공형 임금체계로 성장 사다리가 붕괴하면서 노동시장에 진입해 경력을 쌓기보다는 첫 진입형태가 가장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경총은 각종 고용 규제와 강성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대기업·정규직이 생산성을 웃도는 근로조건과 고용 안정을 누리면서 청년층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월 임금수준은 458만 원으로 노조가 없는 300인 미만 사업장 비정규직 월 임금(166만 원)의 2.8배 수준이다.

경총은 청년 고용 부진을 심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연공형 임금체계와 정년 60세 의무화를 꼽았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100인 이상 사업장의 55.5%, 1000인 이상 사업장의 70.3%가 호봉급제를 시행 중이다.

경총은 또 임금격차가 인력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봤다.

경총 측은 “우리나라 정규직 대졸초임(금액 기준)은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차이가 더욱 커진다”며 “과도한 임금격차로 청년층 구직자와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총 조사 결과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 대졸초임 평균은 4690만 원(초과급여 제외 임금총액)으로 5인 미만 사업장 정규직 대졸초임 2599만 원과 2배 차이를 보였다.

경총 측은 “과잉공급된 고학력 청년층이 노동시장 현실과는 괴리된 과도한 보상수준을 기대하면서 대기업·공기업 쏠림현상이 더욱 커졌으며 중소기업 인력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산업 수요에 뒤처진 대학 교육…새 일자리 창출 못 해

경총은 고용 부진 원인으로 변화에 뒤처진 대학 교육을 꼽기도 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산업 분야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나 관련 학과의 정원조차 늘리지 못하는 등 국내 대학 교육이 산업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투데이)

경총은 과도한 규제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도 청년 고용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봤다.

노동, 안전·보건, 환경, 경영 등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규제와 예측 불가능한 규제 강화·신설로 신산업 진입 지체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지연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 고용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기업 활동을 옥죄는 과도한 규제로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중대재해처벌 강화 △상법·공정거래법 규제 등을 거론했다.

◇규제 혁신, 청년 지원 강화, 사회인식 개선해야

경총은 청년층의 손쉬운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유연 근무 확대, 다양한 생산방식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노동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1개 신설 시 기존 규제 2개를 폐지 규제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규제 패러다임을 ‘포지티브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 원칙으로 전환해 민간 부문의 고용창출력을 높일 것을 제언했다.

또 신산업 육성과 첨단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진입 규제를 없애고 산업전환·융복합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해 신산업 분야의 청년 창업·창직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인력 수요 공급 미스매치 해결방안으로는 과도하게 높은 대기업 대졸초임을 안정시키고 ‘공정’에 민감한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경총은 대기업에 비해 임금·복지 등 근로조건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홍보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 노력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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