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높아 해줄 이유 없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安 향해 실망
安, 책임 떠넘기기?…단일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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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일에 야권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여야 후보의 1대1 경쟁력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고, 국민의힘이 일단 긍정반응을 보이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8% 후보가 40% 후보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한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고, 안 후보는 그것이 마지노선이라고 맞섰다. 단일화 협상의 험로를 예고한 것이다.
안 후보가 이날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윤 후보에게 제안한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후보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진행했던 방식이다.
당시 단일화는 무선 100% 여론조사를 통해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묻는 방식이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후보는 당시 오 시장과 큰 격차가 나지 않았었고, 이를 고려해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조사에서도 이 방식으로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간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이 방식을 꺼낸 이유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지지율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당장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다만 선거 막판 만에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에게 떠넘기기 위한 형식적인 제안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우리가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던지는 건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완주 의지를 드러냈고, 윤 후보가 응하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의미다. 윤 후보가 내키지 않지만 일단 긍정평가를 한 이유다. 일각에선 단일화 이슈로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본부 대변인은 통화에서 "책임론을 운운하는 건 너무 섣부른 반응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도 상당히 큰 부담을 안고 단일화에 대한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방식을 두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단일화는 안갯속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의 제안 자체가 야권 전체에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받아주면 윤 후보가 못 이긴다"며 "이 싸움이 지지부진해서 오래 가면 야권 전체에 역풍이 불뿐 아니라 윤 후보한테 큰 부담이 생겨서 양쪽이 다 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바짝 긴장하면서도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