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조, 현 회장과 정 전무는 고소 취하 논란
한편, 이 사건을 고발한 현대증권 노조는 본격적인 수사 착수 직전 현정은 회장과 장녀 정지이 전무에 대해 고소를 취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현정은 회장과 정지이 전무를 비롯, 주변 지인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봤다는 고발 사건을 금융조세1부(부장 김강욱)에서 맡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과 주변 지인들의 주가조작 의혹사건은 지난 2007년 현대증권 노조 사무실로 한통의 제보에 의해 시작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제보자는“현정은 회장과 정지이 전무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겼다”며 노조에 제보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노조는 내부적으로 조사를 했고, 그 결과 100억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 이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 회장이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의심이 가는 부분은 현대상선 자사주 취득 계획 발표 이전에 먼저 주식을 사들인 점이다.
자사주 취득 발표 이후 현대상선 주가는 두배 이상 뛰었고, 현 회장과 정 전무를 비롯해 친인척이 운영하는 건설사 등이 100억대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게 현대증권 노조 입장이다.
현대증권 노조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 고발한 지 1년2개월 만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현대증권 관계자에 따르면“수사 인력 부족, 담당 검사 교체 등의 문제로 수사가 지연되다, 최근 수사에 급물살을 탄 것 같다”며“고발인 조사를 이번 주 월요일 검찰에 출두해 받고 왔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는 검찰이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직전 현정은 회장과 정지이 전무에 대해서만 고발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져 설왕설래(說往說來) 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고발한 현대증권 노조는“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경제위기 상황속에서 그룹 회장과 전무에 대해 고소를 할 경우 그룹 경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고발을 취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시세 차익을 남길 당시 현대증권 직원들도 의심을 하고 있었다”며“노조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여러 의혹에 대해 고발을 해 놓고 막상 수사 착수 직전 현 회장과 정 전무를 취하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 했다.
이 관계자는“경제가 어려운 상황 이다보니 고발을 두 사람만 취하했다는 해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나머지 사람들도 기업인일 텐데 그 회사들은 상관없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검찰 관계자는“고발인 쪽에서 일부 고발인과 내용을 취하했지만 검찰에서도 인지하고 있던 사건이라 취하와 상관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