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조정 이후 검찰의 직접 수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고발장을 들고 검찰청을 찾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
대검은 7일 검사 수사개시 범위 제한 이후 지난해 검사 인지 건수는 3385건(4700명)으로 전년 대비 47%(50.4%) 감소했다고 밝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대마) 사건이 2020년 880건에서 지난해 236건으로 644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무고(179건, 2020년 대비 -446건), 사기(893건, -118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37건, -98건), 업무방해(79건, -61건)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마약류 범죄는 수사개시 범위에 수출입 관련 범죄만 남고 투약·판매범죄가 제외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무고 범죄는 법령상 수사개시가 ‘송치사건’에 관해서만 가능하지만 개정 제도상 허위 고소·고발 사건 중 상당수가 불송치 돼 감소했다.
검찰에 직접 접수된 고소·고발사건은 2만5005건(6만6906명)으로 전년 대비 75.9%(68.4%) 감소했다. 직접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의 70.6%도 검사 수사개시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로 넘겨졌다.
경찰이 송치·송부한 사건은 124만2344건으로 전년의 94.8% 수준을 기록했다. 시행 초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5% 수준에서 시작해 점차 회복된 수치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 중 41만5614건을 기소했다.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지만 불기소한 사건은 2만9573건으로 기소의견 송치사건(74만1703건)의 3.9%에 해당한다. 이는 전년(3.3%)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일반 사경 송치 사건(69만2606건) 중 12.3%에 해당하는 8만5325건에 대해 보완수사요구가 이뤄졌다. 수사권 조정 전 기소의견 송치 사건에 대한 재지휘는 2만4730건으로 3.6% 수준이었으나 보완수사 방법 등 체계가 크게 변경돼 단순 비교는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의신청 송치사건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불송치하기로 한 사건 중 2만5048건이 사건관계인의 이의신청으로 검찰 송치됐다. 월 송치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000건대에서 지난해 말에는 3000건에 근접한 수준으로 늘었다.
이 중 사건관계인의 추가 수사 주장, 새로운 자료 제출 등으로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30%(7508건)고 나머지 70%는 검찰에서 직접 검토·보완해 처리했다.
6개월 초과 장기미제 사건은 2503건으로 전년(4693건)보다 2190건 감소했다. 검찰은 2017년(1806건) 이후 현안사건 수사 등 영향으로 증가하던 장기미제가 2018년(2358건)과 유사한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1년간 수사권 조정을 시행하면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대한 제한이 사건의 신속한 실체 규명이나 효율적 처리에 예상치 못한 장애가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송치사건 수사 중 피의자의 여죄가 확인돼도 ‘송치된 범죄의 동종범죄’인 경우에만 관련인지가 가능하게 돼 있는 부분 등이 적극적 수사, 신속한 실체진실 발견에 한계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무고 사건 대부분도 허위 고소·고발 사건 상당수가 불송치돼 수사 개시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사건 5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 또는 이송했다. 공수처에서 넘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건은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