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저축성예금 잔액 701조 원…전년말 대비 1.64% ↑
올해 들어 부동산, 증시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한 수요로 풀이된다.
3일 이투데이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월 여수신계수를 취합한 결과 총수신은 1788조552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기예금 및 적립식 적금이 포함되는 저축성 예금에 돈이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 저축성 예금은 701조3261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64%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654조9359억 원에서 666조7769억 원으로 1.81% 늘어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잇달아 수신 금리를 인상하자 저축성 예금으로 뭉칫돈이 들어온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84조6822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52% 줄어들었다.
높아진 수신금리에 요구불예금 대신 저축성 예금으로 그 수요가 옮겨가며 잔액이 9조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또다시 예고한 만큼 당분간 저축성 예금의 인기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들어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탓에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과 증권 시장의 시황 부진 등에 따라 가계부채가 2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0.19% 감소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3년 이후 약 8년 만의 일이다.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506조818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0.2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신용대출 잔액은 137조421억 원으로 1.80% 줄었다.
1월 중 신용대출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청약 열풍으로 잠시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다시 자금이 회수되며 대출 잔액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전세자금대출은 얼어붙은 시장 탓에 잔액이 129조5152억 원으로 0.14%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이나 연초에 상여금이 나오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상환하면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세대출은 실질적인 거래와 연동되는데, 이사철이 아니고 거래 자체가 줄면서 잔액이 다소 감소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성장세를 보였다. 시중은행이 올해 성장의 제약이 있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집중하면서 기업대출 잔액은 644조618억 원으로 1.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