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렸어도 기업 자금조달 여전히 어려워

입력 2009-02-19 10:20수정 2009-02-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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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용위험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회사채 금리 올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발표한 '기업 자금시장 불안원인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p(5.25%→2.00%) 인하하면서 같은 기간 중 은행채 금리는 2.84%p(7.61%→4.77%) 하락했다"며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의 자금조달수단인 회사채의 금리(BBB- 등급)는 오히려 1.24%p(10.94%→12.18%) 올라 기업의 자금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자금사정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 기업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회사채(BBB-) 금리와 국고채 금리간의 차이(스프레드)가 지난 10월 5%p 대에서 이달 들어 8%p 대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유동성공급 확대로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져 자금이 은행에서 기업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도 기업 자금사정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3개월 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락세를 보이고 단기 상품인 MMF 수신고도 지난해 11월말에 비해 33조원 급증(2월5일, 113조원)했다"면서 "이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자금운용이 극도로 단기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자금이 풍부해도 투자나 소비 등 실물부문으로 흐르기 보다는 단기자금시장 안에서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기업 자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3가지 개선 방안을 내놨다.

우선 대한상의는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빠른 시일에 마무리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기업부실화 가능성 등 신용위험이 존재하면 금융부문에 머물고 있는 자금을 실물부문으로 유도하기가 어렵다"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옥석가리기'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에 대한 부실 우려가 불식돼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소수 우량기업(AA-등급 이상) 외에도 대다수의 기업(BBB-등급)까지 자금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의 자본 확충과 자금조달-운용의 불균형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은행이 자본 확충을 통해 BIS 비율 등 자본건전성을 높여야 대출여력이 생긴다:며 :이를 위해 20조 규모의 자본확충펀드의 조속한 추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은행이 자금조달측면에서 CD나 은행채 발행의 비중을 줄이는 반면 저축성예금의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자금조달-운영구조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배드뱅크 설립과 벌처펀드 활성화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가 금융중개기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배드뱅크 설립을 통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흡수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 부실채권 정리과정에서 민간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벌처펀드의 활성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공급된 자금이 은행에서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은행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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