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효자’였던 윤활유 하락세…다시 본업이 이끈다

입력 2022-01-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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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윤활유 영업이익 일제히 하락
정제가동률 상승으로 수급 개선 영향
유가 상승, 정제마진 강세로 정유사업 다시 활황

▲에쓰오일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인 S-OIL Seven EV(에쓰-오일 세븐 이브이) 제품인 액슬오일(왼쪽),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윤활유. (사진제공=에쓰오일)

지난해 정유업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윤활유사업이 4분기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강세로 올해는 본업인 정유 사업이 다시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241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3290억 원이었던 전 분기 대비 24% 하락할 전망이다. 에쓰오일(S-Oil)의 4분기 윤활유 영업이익도 2500억 원으로 추정돼 2890억 원을 기록했던 전 분기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3분기까지 지난해 정유업계의 실적을 이끌었던 윤활유 사업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수급 상황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유업체들의 가동률이 4분기 들어 상향 조정되면서 타이트했던 수급이 완화됐다. 이 때문에 윤활유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판매량 증가에도 스프레드가 하락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윤활유는 낮은 정제가동률로 기유 수급이 개선되면서 1분기~3분기 가파른 이익 증가를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정제가동률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전 분기 대비 19%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윤활유 사업이 정유 사업이 버금갈 정도의 실적을 보였던 만큼 윤활유 업황은 점차 둔화할 전망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윤활유는 고급기유에 대한 수요 강세에도 기유 공급 증가로 이익 감소와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의 기초연료인 윤활기유는 원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데, 정유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윤활기유 공급이 늘어나게 돼 윤활유 사업 분야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업황이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다만 핵심사업인 정유 사업이 다시 활황을 띄며 하락한 윤활유 사업 이익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강세이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53달러(1.79%) 오른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둘째 주 싱가포르 석유제품 복합정제마진도 배럴당 6.0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배럴당 4달러∼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더불어 석유제품 수요 상승까지 점쳐지면서 제품 판매로 발생한 이익에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까지 얻을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362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견조한 수요가 겹치는 것은 정유업계에서 가장 좋은 상황”이라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대규모 증산 등의 이변만 없다면 올해 호실적을 기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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