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장벽이나 통신시장규제 점검과 개선을 통해 정보통신투자 비용을 낮춤으로써 관련 자본 축적을 유도하고 교육, 노동, 기업지배구조와 기업의 진입 퇴출 등 다양한 제도적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이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이 경제 전반의 총요소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KDI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은 생산, 유통, 금융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보완적 혁신’과 결합되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요소투입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성장세 지속을 위한 생산성 향상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자본 축적이 빠르게 진행되어 거시경제 차원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으나, 개별 부문에서는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
전체 자본 소득에서 정보통신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에 10.4%로서 미국(15.3%)․영국(17.8%)에 비해서는 낮지만 일본(9.7%)․독일(9.8%)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개별 산업부문에서는 금융 및 보험을 제외하면 2005년에도 선진국 평균을 상당 폭을 밑돌고 있다는 평가다.
2005년의 경우 금융과 보험에서는 선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나, 도소매의 경우 선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통신업의 경우에도 선진국 평균의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부문별 격차가 지속됨에도 거시경제 차원에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자본 집적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부문의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서비스 등 일부 산업에서만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데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DI는 "정보통신자본 축적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을 위한 보완적 혁신이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표준, 수입면허, 정부조달 등 비관세장벽이나 통신시장규제 등을 점검․개선하여 정보통신투자 비용을 낮추어 정보통신자본 축적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제안은 미국과 EU 간에 정보통신기술상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생산성 차이가 벌어진 것은, 보완적 혁신을 위한 제도적 환경의 측면에서 미국이 EU보다 나았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