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그룹 美판매 사상 최대…日 혼다 제치고 5위 등극

입력 2022-01-05 11:49수정 2022-01-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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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ㆍ제네시스ㆍ기아 모두 약진
제네시스 美 판매 2배 넘게 증가해
기아, 1994년 미국 진출 이래 최다
日혼다 2만대 넘게 추월해 5위 등극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판매가 149만 대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2배 넘게 팔렸고, 기아는 1994년 현지 진출 이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1년 반도체 대란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 속에서 순위 변동도 일어났다. 현대차그룹은 147만 대 판매에 그친 일본 혼다를 처음으로 추월, 미국 현지판매 5위에 올랐다.

5일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 미국법인 판매 등을 종합한 결과 이들의 미국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가 149만 대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SUV를 중심으로 한 제품군의 다양화, 고급차 브랜드의 약진, 신차 효과 등이 주효했다. 사진은 지난해 미국에 첫 선을 보인 제네시스 GV70. (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차ㆍ제네시스ㆍ기아 美판매 역대 최다

먼저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73만8081대를 기록,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SUV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판매가 2배나 늘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보낸 수출물량이 4만9621대를 기록, 전년 대비 202.9%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현재 100% 국내(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포함한 미국 판매는 78만7702대다. 이는 전년 대비 23.3% 증가한 규모다.

기아는 기어코 미국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2020년부터 대거 신차를 쏟아낸 기아는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잇따라 이들을 출시했다.

그 결과 기아의 미국 판매는 70만1416대를 기록, 전년 대비 19.7% 성장했다. 기아의 미국 판매가 70만 대를 넘어선 것은 1994년 세피아를 앞세워 미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를 모두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총 판매는 148만9118대에 달했다. 전년 대비 21.6% 증가한 것으로 전체 미국 차 시장이 5% 안팎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동시에 종전 기록이었던 2016년 판매(142만2603대)를 넘어서는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일본 혼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혼다의 미국 판매는 147만 대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양산 중인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했고 현지에서만 생산 중인 차다. 현지 전략형 모델의 확대가 미국 판매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대형 SUV 텔루라이드 역시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에서만 팔리는 전략형 모델이다. (사진제공=현대차 미국법인)


◇SUV 라인업 확대가 주효…판매 비중 64%

역대 최다 판매의 배경에는 △SUV를 중심으로 한 제품군의 다양화 △친환경차 확대 △현지 전략형 모델 출시 등이 존재한다.

현대차는 2017년 이후 세단 중심의 제품군을 SUV로 확대했다. 지난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RV 판매는 총 50만9957대를 기록, 전체 판매의 64.7%를 차지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세단 중심에서 SUV로 영역을 확대하며 판매를 2배 끌어올렸다.

기아 역시 현지에서만 생산해 현지에서만 판매하는 전략형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큰 힘을 보탰다. 지난해 텔루라이드 판매는 9만3705대에 달해 미국에서만 10만 대 판매에 육박했다.

기아의 RV 판매는 44만7932대에 달했다. 전체 현지판매의 63.9% 수준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 담당 수석 부사장은 “2021년은 현대차에 매우 성공적인 한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1~11월 사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월별 판매 성장세 추이. 기아의 3월 판매(-0.4%)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다. (사진=기아 / 그래픽=이투데이)


◇반도체 대응 잘한 日토요타, 美서 GM 제치고 1위

미국은 중국,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손꼽힌다. 연간 1800만 대 수준의 신차가 팔리는 등 우리 자동차 시장(약 170만 대)보다 10배 크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1년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잇따라 셧다운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미국도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시장 판매 순위 변화다. 먼저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90년 만에 처음으로 '안방 1위'를 일본 토요타(TOYOTA)에 내줬다.

오토모티브 뉴스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약 221만8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233만2000대를 판매한 일본 토요타에 이어 2위 수준. GM의 미국 판매가 토요타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건 이례적이다.

1931년부터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 1위를 지켜온 GM이 연간 판매에서 토요타에 1위를 내준 것은 9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결정타였다.

GM은 반도체가 모자란 탓에 주요 공장의 가동을 여러 차례 중단했다. 결국, 지난해 GM의 판매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한 반면, 일본 토요타 판매는 오히려 10.4% 증가해 순위가 역전됐다.

▲미국 현지에서 주요 경쟁모델이 겹치는 현대차와 미국 혼다의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노코크 보디 타입의 픽업으로 등장해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혼다 릿지라인(오른쪽)과 이에 맞서 현대차가 현지 전략형으로 출시한 싼타크루즈(왼쪽)의 모습. (출처=HMA / 혼다뉴스룸)


◇149만 대 판매한 현대차그룹, 日혼다 제치고 5위

반도체 부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가동 중단을 최소한으로 줄인 현대차그룹도 판매 순위를 갈아 치웠다.

전통적으로 5위권을 유지했던 일본 혼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8.9% 증가한 147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 기간 현대차그룹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149만 대를 판매하며 혼다를 추월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일본 혼다의 판매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콕스오토모티브 집계 결과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신차는 모두 1490만 대로 2020년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5년 평균치인 1730만 대를 크게 밑돈 결과다.

주요 외신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 CNBC는 2022년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1520만~16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급이 다시 원활해지는 2023년에는 다시금 원래 순위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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