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김종인·윤석열·이준석' 삼각관계...이면엔 파워게임?

입력 2022-01-04 17:42수정 2022-01-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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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부재 시 입당한 윤석열 '패싱 논란'…갈등 시초
이준석 잠행→갈등 봉합→선대위 사퇴…멀어진 尹
전권 내 준 윤석열, '후보 패싱·쇄신 결단' 김종인
김종인과 통하는 이준석 '리틀 김종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 중 한 달고나 가게에서 달고나 뽑기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의 관계는 풀기 어려운 '4차 방정식'이다.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때마다 견제하는 묘한 역학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입당한 건 지난해 7월30일이다. 당시 윤 후보의 입당은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윤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방 일정을 몰랐고 이 대표는 당황했다. 두 사람의 불통은 '이준석 패싱' 논란과 함께 갈등의 단초가 됐다.

두 사람의 갈등과 봉합은 반복됐다. 윤 후보는 지난해 8월 대선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주최한 행사에 불참, 경준위가 준비한 토론회에 불만을 간접 표출했다. 또 다시 당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최종 후보로 결정된 이후에도 윤 후보 측은 당 대표와 일정을 공유하지 않아 오해를 샀다.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30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간 이유다. 전화기까지 꺼놨다. 당시 이 대표는 직접 ‘패싱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후보 일정을)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제주, 울산 등으로 숨바꼭질하며 잠행을 이어간지 나흘 만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사흘 앞두고서야 윤 후보와의 갈등을 풀었다. 윤 후보가 사실상 유세를 중단하고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을 찾은 덕분이다. 장고 중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이날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마이크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김 위원장의 합류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7월부터 직·간접적인 소통을 이어온 김 위원장과 윤 후보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사실상 윤 후보의 속내는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김 위원장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각각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다.

하지만 선대위 출범 한달도 안 돼 조직은 삐걱거렸고, 이 대표는 결국 지난달 21일 "미련 없다"며 선대위 모든 직을 내려놨다. 몇 주 전 울산에서의 극적 화해가 무색해졌다.

이 대표 사퇴 등 선대위 내홍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전권을 이어받은 김 위원장은 조직 쇄신을 결단했고,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이 윤 후보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관련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기만 잘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위기에 휩싸인 윤 후보가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린 셈이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쇄신 결단은 이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 온 방향과 일치한다. 한 마디로 선대위 슬림화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배제가 핵심이다. 윤 후보측 인사들이 이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는 배경이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오래 전부터 통하는 사이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소통하는 사이로 이 대표는 선대위 밖에서도 김 위원장을 지속적으로 응원했다. 세 사람의 꼬인 관계의 이면에는 결국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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