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시계 빨라졌다…대출이자 부담 얼마나 늘까

입력 2022-01-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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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 폭 제한할 가능성도 있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회의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한국은행)

올해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가계대출의 부담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이뤄진다면 ‘영끌’·‘빚투’로 돈을 빌린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능력의 임계치를 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새해 대출 총량을 새롭게 부여받은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속속 복원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폭을 상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가계대출 부담의 충격파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되고 금융 불균형 위험이 완화되도록 하겠다”라며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고 밝히며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애초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마무리한 뒤 6월경이나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의 금리는 최근 고점을 찍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1%로 전월 대비 0.2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4년 7월(3.54%) 이후 7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도 연 4.62%에서 5.16%로 0.54%p 상승했다. 2014년 9월(5.29%) 이후 최고점이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도 연 3.61%로 전월 3.46% 대비 0.15%p 올랐으며, 이는 2018년 12월(3.61%) 이후 최고 기록이다.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첫 번째 인상하기 직전인 작년 7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2%대, 최고금리는 3%대에 불과했다. 신용대출 역시 평균 4%대, 최고금리 7%대였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 역시 급격히 올랐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주담대 최고치는 6%대를 찍고, 신용대출 역시 이보다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점도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고정금리 비중은 11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기준 17.7%로 전월보다 3%p 떨어졌다.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 취급이 감소하고 조금이라도 더 싼 변동금리를 찾다 보니 변동금리 비중이 여전히 높아 금리 인상의 충격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가계 이자비용이 69조49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이미 인상한다고 했고 가산금리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우대금리를 복원해도 고객들이 체감하는 인상 폭은 조금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차주들이 올해만큼 금리 인상 폭을 오롯이 체감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차주의 부담이 우대금리에 따라 체감하는 폭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없앴던 우대금리를 복원하며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최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폭 정도는 우대금리 인상으로 상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 폭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점도 대출금리가 상한선 없이 올라가진 않을 것이란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지난달 30일 가계부채 증가 속 내년 금리 인상이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 위원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다 보니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 인상하면 신흥국이 영향을 받는 게 많다”며 “금리가 상승했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고 이를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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