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전기·가스 요금 대폭 인상...통화가치 하락ㆍ물가 상승 '이중고'

입력 2022-01-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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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라화 가치 44% 급락...인플레이션 가속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국무회의를 마친 후 연설을 하고 있다. 앙카라/로이터연합뉴스

터키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이유로 전기료와 천연가스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저금리 기조로 리라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물가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제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이달부터 누진 전기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월 150킬로와트시(kWh) 이하 사용 가계에는 1kWh당 1.37리라(0.09 달러), 그 이상 사용 가계에는 1kWh당 2.06리라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제도 적용 후 터키 내 가계 전기료 인상률은 52~1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 요금도 올랐다. 터키 국영 석유·가스 공급사 보타스는 가스요금을 가계 25%, 발전소 15%, 공장 50%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휘발유, 자동차 보험, 일부 교량 통행료도 급등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터키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탄불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스타불의 12월 소비자 물가는 9.65% 급등해 연간 34.1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탄불은 터키에서 가장 큰 도시다.

전문가들은 통화가치가 급락한 상태에서 물가 위기가 겹쳐 경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상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데, 터키 정부는 저금리 기조를 고수하며 거꾸로 가고 있어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압박하면서 지난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44%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 분석을 인용해 "리라화가 계속 하락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국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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