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윤석열, '탄핵의 강' 건널까…"박근혜 뵙고 싶다"

입력 2021-12-30 12:57수정 2021-12-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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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향해 호전적 메시지…전날엔 "안타깝다"
계획에 없던 친박단체 지지 선언 후 차담회도
지지율 이재명에 뒤처졌지만 대구는 41%
극우와는 선 긋기도…"뭘 하든 관심 없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전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형 집행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는 만큼 '탄핵의 강'을 건너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단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지켜볼 전망이다.

윤 후보는 30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광역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이 같은 발언을 한 이유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인 만큼 호전적인 메시지를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후보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후 박 전 대통령 수사를 맡고 실질적인 기소·구형 과정에 참여한 만큼 정치적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이날 대구시당 앞에서도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윤 후보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에 변화를 보였다. 전날 도산서원 방문 당시 "공무원으로서 직분에 의해 한 일이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달리 이날은 "정치적인 현안에 박 전 대통령께서 신경을 조금이라도 쓰신다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만나려는)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거지 저도 뵙고 싶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 직전에는 박사모가족, 근혜사랑, 자유애국시민연합 등 친박단체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았다. 이후 차담회에선 "분골쇄신해서 반드시 정권 교체하고 이 대선을 승리로 이끌고 이 나라의 경제 번영에 기초가 되는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행사는 기존 계획에는 없었다.

선대위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주요 지지층을 굳건하게 잡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대선 후보도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11%P 차로 뒤진 28%를 얻는 데에 그쳤지만, 대구에선 41%의 지지율을 얻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윤 후보는 친박을 껴안으면서도 자신을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우리공화당을 두고 "(친박단체들로부터) 배척당한 단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뭘 하든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에 온 만큼 탄핵의 강을 건너면서도 극우와는 차별성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선대위 내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적극적인 행동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우리가 말해서 좋을 게 뭐가 있겠나 싶다"며 "후보가 굳이 나설 필요도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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