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국내 MTSㆍHTS에 로빈후드로 눈 돌리는 서학개미

입력 2021-12-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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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위불(Webull) 화면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주린이(주식 초보자)’들이 복잡한 국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ㆍ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마저 해외 MTS로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국내 증권사들도 서비스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서학개미 늘어나는데, 여전히 불편한 MTS =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폭락장 속에서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인 동학개미에 이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수도 크게 늘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예탁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주식 투자 열풍이 일던 지난해 6월 500억 달러를 넘은 지 1년 5개월 만에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2012년 말(96억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의 MTSㆍHTS는 서학개미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화면이나 메뉴 구성이 번잡해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라서다.

30대 주린이 A씨는 “처음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접했을 때 홈 화면부터 복잡했다”며 “주식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아직도 제대로 (기능을) 못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대 개인투자자 B씨는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제공하다 보니 정작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어느 카테고리에서 찾아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처음 가입할 때 가입용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해서 번거롭고, 앱 자체가 무거워서 구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해외 MTS로 눈 돌리는 서학개미 = ‘로빈후드(Robinhood)’나 ‘위불(Webull)’ 등과 같은 해외 주식 거래 앱을 찾는 서학개미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5년째 로빈후드를 이용하고 있는 재미교포 C씨는 “주식을 사고팔 때 한 번만 스와이프(swipe) 터치만 하면 끝난다”며 “종목별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비교 분석도 굉장히 보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기업 평가와 기업 재무제표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위불 사용자인 서학개미 D씨도 앱의 ‘편리함’과 ‘간결함’에 만족을 표했다. D씨는 “쉬우면서도 원하는 정보를 제때 제공하는 MTSㆍHTS가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에겐 가장 필요하다”고 짚었다.

◇떠나는 개미 잡아라…국내 증권사도 분주 = 국내 증권사들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전면에 내세운 MT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원큐스탁(1Q Stock)’, KB증권의 ‘마블(M-able)’ㆍ‘마블 미니(M-able mini)’, 삼성증권의 ‘오늘의 투자(O2)’ 등이 대표적이다.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후발 주자들도 핀테크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친화적인 MTS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MTS가 제공하던 데이터를 모두 담기보다는 모바일 환경과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MTS를 이용할 때 불편하거나 복잡했던 부분을 개선해 처음 주식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획, 개발하고 있다”며 “휴대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 위주로만 넣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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