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권지웅 민주당 청년선대위원장 “당신인 채로도 괜찮아…이게 바로 2030 MZ 감성"

입력 2021-1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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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주겠다, 이건 아니다…다른 삶 살 수 있게 하는 정치 돼야
각자 처한 상황 따라 다른 질문 필요, 공통적인 불안은 '양극화'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빌딩 eT라운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청년에게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중 어느 정당이 더 낫나’라고 묻는 말은 틀렸다. 이제는 ‘월세살이하는, 산업재해를 겪는, 플랫폼 노동자인 20대에게’ 등 같은 세대라도 세밀하게 나눠 질문해야 한다. 양극화된 지금, 20대에게 어떠한 단일한 질문을 해선 안 된다.”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공동 청년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 대방동 이투데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핵심은 2030세대가 공통으로 느끼는 불안에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양극화다. ‘이보다 더 완전히 갈라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란 것이다. 이는 개인이 해결하기보다 정치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2030 세대는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로 지목된다. 청년 민심을 잡기 위해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를 발족했다. 청년 선대위는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독자 활동권을 부여한 기구로, 인선 역시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선대위 내에는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도 개설했다.

권지웅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 동행해 민심을 청취했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 “청년들에게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려고, 희망고문하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는 걸 느꼈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권 위원장은 “이 후보가 청년 관련 메시지를 낼 때 엄청나게 고민한다. 실제로 ‘청년 관련 부처를 만들겠다,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 달 넘게 고민한 거로 알고 있다.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나’ 등을 마지막까지 검토하고 또 검토했다.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면모를 봤고 의외였다”고 이 후보의 꼼꼼한 정책 역량을 언급했다.

청년 세입자 주거운동에 매진해온 권 위원장은 청년층에 분노를 일으킨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부동산, 위성정당, 4.7 재보궐 선거 책임 등 민주당의 여러 업보가 있어서 청년층이 지금은 아직 쉽게 마음을 주진 않는 것 같다”며 피하지 않았다. LH사태에 대해선 “청년층이 정말 분노할만하다. 다만, 정부가 부족하게 하진 않았다. 그 여파로 국회의원 전수조사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청년층이 느낄 심리적 박탈감에 대해선 여당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빌딩 eT라운지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른바 조국 전 장관의 사태에 대해서 그는 “두 가지 범주의 상징이 있다. 하나는 검찰개혁의 선봉이자 피해자란 것이다. 그 부분이 한 개인에 어려움을 줬다. 안타깝고 가혹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부분으로는 자녀의 인턴 당시 ‘의학논문의 제1저자 등재’ 등을 보고 이런 세계가 있단 걸 처음 알았다. 부모가 가졌던 사회, 경제적 지위를 자녀에게 되물려주고자 하는 점에 ‘민주화 선봉에 선 선배들조차 자유롭지 았구나’란 생각에 상당히 실망하기도 했다. 많은 청년이 박탈감을 느꼈던 일이다. 사실상 청년이 중심에 놓여졌던 일인데 반해, 실제로는 검찰개혁이란 주변부로 여파가 전해졌단 생각이다. 이에 대해 청년세대에게 사과는 필요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과 논란을 벗어나고 싶다”며 당대표, 조국 전 장관 본인, 이재명 후보 역시 사과를 한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조국 전 장관 사태에 대한 찬반이 아닌, 본질로 돌아가 부모의 영향력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점이 일으킨 박탈감을 짚어야 한다”며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대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곽상도 전 의원 자녀의 50억 퇴직금 문제, 권성동 의원의 채용비리의혹도 마찬가지”라고 피력했다.

대선 정국에서 여야는 청년 표심을 꾀하는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사상 첫 30대 당수인 이준석 당대표를 위시한 드라이브를 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경우 선대위의 권한 등 야당과 비교우위에서 밀린다는 측면도 보인다. 권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이기에 스피커 크기가 다르다. 청년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보기에 따라 이준석 대표가 노련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청년 구성이 국민의힘보다 더욱 다채롭다. 청년 선대위 인선 역시 27살 간호사, 한부모 가정 장녀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며 “‘진짜’ 사회에선 아주 다양한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를 누가 더 다채롭게 접근해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한 발짝 이상은 민주당이 앞서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노재승 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9일 사퇴) 또한 정확히 뭘 대변하는지 알기 어렵다. 청년 입장에서 정치공학을 넘어 내 삶에 다가온다고 느끼게 되는 건 민주당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30 세대에 주파수를 맞추는 청년 감수성의 핵심으로 “‘나인 채로도 괜찮아’, ‘지금 당신인 채로 괜찮아’란 감수성으로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웅 위원장은 “‘정규직이 아닌 청년에게 정규직이 될 수 있게 해줄게’, ‘결혼할 수 있게 해줄게’ 등 ‘지금 네가 이 위치가 아닌데 이렇게 될 수 있게 해줄게’라는 건 아니란 거다. 그게 웬만하면 쉽지 않다는 건 이미 다 안다. ‘미생(未生)이라는 걸 부각할 뿐이다. 지금인 채로도 좋고, 다른 모양의 삶도 살 수 있도록 보다 세밀하게 정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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