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성명불상 가해자 고발 성립될까

입력 2021-12-08 16:0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 11월 30일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성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고발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것도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말이죠.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진으로 있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가해자를 찾겠다며 성명불상자를 위력에 의한 간음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사실 강 변호사는 물론이고 가세연도 조 전 위원장의 성폭행 사건과 관계가 없습니다.

강 변호사가 운영진으로 있는 가세연이 조 전 위원장의 혼외자 출산을 폭로하면서 성폭행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나기는 했으나, 이들 모두 조 전 위원장의 성폭행 사건에 있어서는 제3자죠.

그런데도 강 변호사와 가세연이 고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보다 먼저 고발이 성립될 수는 있는 걸까요.

일단, 고발이 가능합니다. ‘고발’이란 고소와 마찬가지로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해 범인의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인데요. 고소와 달리 고발은 범인 및 고소권자 이외의 제3자는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강간치상죄의 경우 친고죄도 아닙니다. 가세연 측도 “가해자 행위 당시 시행하던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제 15조 친고죄에서 업무상 위력 등 간음을 삭제해 해당 혐의는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만 강간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11년 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처벌이 가능할지 여부입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적용 혐의를 달리하거나 확보된 증거에 따라 처벌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강간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지만, 강간치상최의 경우 공소시효가 15년입니다. 강간죄가 적용되더라도 특례법인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2010년 4월 제정됐는데 이에 따르면 성범죄에서 DNA 등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있을 경우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됩니다.

조 전 위원장의 경우 성폭행에 따른 임신으로 출산한 혼외자가 성폭행을 입증할 DNA 증거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의지입니다. 하지만 조 전 위원장 측은 가세연의 고발에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조 교수 측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개인과 한 가정의 개인사인데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들춰내겠다는 것은 관음증과 같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시스)

그럼에도 가세연 측은 끝까지 성폭행 가해자를 찾아 처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가세연 측이 고발 이유를 밝힌 입장문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가세연은 “피해자(조 전 위원장)의 입장문 내용을 볼 때 가해자를 명백히 특정하지는 않지만 군대 내 상관으로 추정된다”며 “군문에 들어설 여성 후배나 군대 문화의 개선을 위해 조 전 위원장이 반드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군대문화 개선이라는 대의 명분을 내세웠네요. 강 변호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대의 폐쇄적 분위기가 무엇이길래 육사 출신 대위가 성폭행을 당하고도 남편에게조차 말을 못 꺼낸단 말이냐”면서 “아직도 주저하고 있을 조 전 위원장을 위해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 전 위원장은 출석해 가해자를 지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어 보입니다. 현재 가세연과 그 출연진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선거·정치 범죄전담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서 담당하고 있죠.

이번 수사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발에 따라 이뤄졌는데요. 민주당은 가세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조동연 전 위원장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해 조 전 위원장 본인과 가족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가세연이 조 전 위원장과 민주당 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고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이에 강 변호사는 “앞으로 조동연님 강간범이 누군지 밝히는데 인생을 바치기로 작심했습니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기도 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가세연의 이번 고발이 실제 수사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는 "가세연이 고발했지만 실제 피해자가 고발과 관련해 진술에 나서야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조 전 위원장의 직접 진술이 없을 경우 수사가 실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조 전 위원장이 실제 사건 진술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