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소나기, 피하고 보자”…비규제 지역·비주택 쏠림현상 심화

입력 2021-12-08 14:45수정 2021-12-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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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ㆍ전북 익산 등 청약 열기…비아파트 선호도↑

▲금성백조가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한 ‘탕정역 예미지’ 아파트 이미지 (사진제공=금성백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규제 소나기’를 피해 비규제 지역과 상품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시장이 잇따른 규제로 묶이자 충남과 전북 등 비규제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았다. 또 아파트 대신 비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에도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자 ‘뭐든 사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한 결과로 해석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이들 비규제 지역과 상품이 먼저 가격 하락 직격탄을 맞는 만큼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 아산 아파트에 청약통장 12만 개 쏟아져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한 ‘탕정역 예미지’ 아파트 청약에는 총 13만3361명이 몰렸다. 일반분양 410가구 모집에 13만 명 넘는 청약통장이 쏟아지면서 이 단지는 4분기 전국 최대 1순위 청약접수 기록을 세웠다. 평균 경쟁률은 325대 1에 달했다.

이 기록은 올해 전체로 봐도 5월 경기 동탄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트지’ 24만4343명과 7월 세종에서 청약을 받은 ‘세종자이 더시티’ 22만843명에 이은 세 번째 대기록이다.

아산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아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17% 올랐다. 같은 기간 충남은 0.11% 오르는 데 그쳤다. ‘천안아산역 리슈빌’ 전용 84㎡형 최고 호가는 5억5000만 원으로 이달 실거래가 4억3800만 원보다 호가 기준 1억 원 이상 뛰었다.

아산시 탕정면 J공인중개 관계자는 “올해 중순부터 서울이나 경기지역에서 미분양이나 분양권 매물 투자 문의가 많았다”며 “요즘에는 아예 대출규제까지 생겨버리니 비규제 지역 중에서도 뜨거운 아산으로 투자 수요가 많이 몰린 것 아니겠냐”고 했다.

또 다른 비규제지역인 전북 익산시도 청약 열기가 뜨겁다. 6일 분양한 ‘익산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는 전 평형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일반분양 970가구 모집에 총 1만8277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은 약 19대 1을 기록했다.

익산은 7월부터 실수요자는 물론 인근 투자자들까지 몰려들면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분양한 ‘익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는 일부 평형이 미달했지만 7월 신청을 받은 ‘힐스테이트 익산’은 평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에 성공했다. 인근 전주시가 지난해 말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 익산으로 실수요와 투자자금이 몰려든 것이다.

비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LTV) 비율이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청약 조건도 덜 까다로워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만 지나면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향후 매도 시 양도소득세 중과도 없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도 좋다.

아파트 대체재 주거형 오피스텔 열기 지속

아울러 비규제 지역 선호와 함께 오피스텔 등 비주택 선호도 급증했다. 지난 2일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더 운정’에는 총 2만7027명이 접수했다. 2669실 모집에 약 3만 명이 운집해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용 84㎡형부터 나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형 오피스텔로 분류된다. 분양가는 8억 원대로 웬만한 신축 아파트와 같은 값이지만 아파트 청약과 매수가 각종 규제로 막히자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도권이 아닌 지방 등 비규제 지역과 비주택은 부동산 경기 하락 때 가장 먼저 집값이 꺾이는 만큼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인상, 과도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누적 등으로 부동산 시장 변화 조짐이 보인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사들인다면 보수적인 자금계획을 세우면서 청약 도전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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